올해 대입 전형에서 한양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등 주요 대학들이 수능 '백분위'를 반영키로 했다. 기존 등급 반영 방식에선 특정 영역이 기준에 미달하면 '과락'이지만 백분위는 이를 만회할 수 있다.

19일 학원가와 대학들에 따르면 올해 선택형(A/B형) 수능 도입으로 이런 변화가 생겼다. 수능 제도가 바뀌면서 영역별 등급 커트라인 예측이 어려워졌다. 백분위 합을 반영할 경우 수험생이 한 영역 점수가 낮아도 다른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만회 가능성이 있다.

한양대 이화여대 한국외대는 올해 수시모집 논술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최저 기준)을 반영할 때 등급과 백분위를 병행 적용한다. 이미 시행 중인 서강대의 경우 백분위만, 성균관대는 등급과 백분위를 함께 반영한다.

입시전문 교육기업 진학사는 "상위권 대학들이 백분위 성적을 반영하는 것은 한 영역이 다소 부족해도 다른 영역에서 우수한 학생을 뽑기 위한 것" 이라며 "등급만 반영하면 1개 영역만 미달해도 불합격이지만 백분위는 합격 가능성이 남아 수험생에게 더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대학들은 올해 선택형 수능 도입에 따른 수험생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등급보다 백분위가 보다 자세한 수치란 점도 감안됐다.

김윤배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수험생에게 수능 4개 영역에 논술까지 잘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입시 정책" 이라며 "모든 과목을 다 잘하기보다 정말 관심 있는 영역만 잘하면 그 학생을 뽑는다는 취지에서 백분위를 병행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지연 이화여대 입학부처장도 "수시에서 '수능 면제 전형'을 확대하고 최저 기준 자체도 낮추고, 이번 입시부터 모든 최저 기준에 백분위를 도입했다" 며 "수능 A/B형 유형별로 과연 몇 %의 수험생이 어느 정도 등급을 받을지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상위권 대학들은 논술전형 '우선 선발'에서 수능 최저 기준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우선 선발의 최저 기준을 충족시킬 경우 논술 성적이 다소 부족해도 지원해 볼 수 있다. 논술전형 지원율은 높지만 지원자들이 모두 최저 기준 자격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논술전형에서도 수능이 당락을 좌우할 가능성이 커 수험생들은 모의평가 등을 통해 최저 기준 만족 여부부터 확인해야 한다" 며 "대학마다 논술 출제 경향이 다르므로 지원할 대학을 정해 집중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