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미국펀드 주목하기 시작했다
올 들어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증시가 중국, 신흥아시아 등 이머징국가 대비 초강세다. 미국 펀드도 연초 이후 10%가 넘는 수익률을 내며 연일 고공 행진을 펼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도 중국, 신흥아시아 펀드에 비해 관심을 두지 않던 미국 펀드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도 미국 증시가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은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회복 기대가 고조되면서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미국 펀드의 수익 개선도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미국 주식, 올 들어서만 12% 수익

17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국 펀드(주식형·16일 기준)는 올 들어 11.95%의 수익을 올렸다. 양적완화 정책과 고용시장, 주택지표 등의 회복세로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해외 주식형펀드 중에서는 일본 펀드(28.03%)와 함께 초강세다. 올 들어 지난 16일까지 다우존스지수(12.61%), S&P500지수(10.41%) 나스닥지수(8.12%) 등은 10% 안팎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펀드도 ‘미래에셋US블루칩인덱스1A’(15.33%), ‘KB스타미국S&P500인덱스자C’(15.26%), ‘슈로더미국중소형주(H)A’(12.80%), ‘AB미국그로스A’(12.76%) 등은 올 들어 11~15%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미국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두드러졌다. 글로벌펀드의 자금 흐름을 보면 지난 1분기 동안 미국 펀드에는 3400억달러의 자금이 몰렸다. 이머징국가 펀드로는 자금 유입이 둔화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투자자들도 미국 펀드로 관심을 옮기고 있다. 해외 주식형펀드(공모형)에서 한 달간 984억원이 빠져나간 사이 미국 펀드에는 최근 한 달간 277억원이 유입됐다. 미국 펀드 전체 설정액(2042억원)의 10%가 넘는 자금 규모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해외 주식형펀드 중 가장 먼저 출시된 게 미국 펀드였지만 선진국 증시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낮다 보니 그동안 중국, 신흥아시아 펀드 대비 주목받지 못해 펀드 규모가 아주 작다”며 “높은 수익률을 확인하면서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회복 기대 여전, 견조한 수익률 전망

전문가들은 미국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큰 데다 자산 분산 차원에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셰일가스로 인한 에너지혁명 수혜주로 미국 에너지 업종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양적완화에 따른 경기부양책이 지속되면서 미국 증시는 추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고용지표 회복과 함께 주택 등 자산가격 상승이 소비증가로 이어지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회복 기대감은 더 높아질 것”이라며 “선진국 펀드 중에서는 미국 펀드가 일본 펀드와 함께 투자 매력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투자시점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김승현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경기회복에 따른 증시의 상승 흐름은 지속되겠지만 2분기 시퀘스터(예산 자동삭감) 영향과 경기지표 회복 둔화로 조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격 부담이 있는 신규 투자자들은 투자 시점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