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임명전후 14·15기 퇴진
'특수통' 우병우·지익상 사의
우 연구위원은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을 통해 “의무감에 힘겨운 적도 많았지만 보람은 가슴에 품고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는 소감을 밝혔고, 지 연구위원은 “특수 수사를 많이 할 경우 개인적으로 어려움에 처하기도 하지만 수사에 대한 자부심을 잊어선 안 된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우 연구위원은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한 핵심 검사였다. 2009년 대검 중수1과장 시절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이 자살을 선택했고 이후 대검 중수부 폐지론이 불거지는 등 검찰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지 연구위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를 구속한 한보 특혜 비리 재수사팀과 김태정 전 검찰총장을 구속한 ‘옷로비 사건’ 수사팀의 일원이었다.
두 사람은 지난해와 올해 검사장 승진에서 잇달아 탈락, 사의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검찰 조직의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동기가 승진하면 후배를 위해 용퇴한다는 법원, 검찰의 오래된 기수문화 탓이다.
지난 10일자로 단행된 검찰 간부 인사에서 두 연구위원의 연수원 19기 동기 6명이 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지난해 7월에는 19기 3명이 먼저 검사장에 올랐다. 연수원 14기인 채동욱 서울고검장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되면서 동기인 김진태 대검 차장과 노환균 법무연수원장이 옷을 벗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법원의 경우 최근 ‘평생법관제’가 도입되면서 법원장을 지내다 다시 재판장으로 복귀하는 판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서열과 상명하복 문화가 뿌리 깊은 검찰에서는 동기보다 낮은 자리에서 일하기란 쉽지 않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