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해양 채권단이 내달 중 성동조선에 1362억원 규모 출자 전환을 실시하기로 했다.

10일 수출입은행과 우리은행 등에 따르면 채권단은 내달 중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1362억원 규모 성동조선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출자전환을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08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였던 성동조선의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채권단은 당초 작년 11월께 출자전환을 하려 했으나 채권비율이 세 번째(18%)인 우리은행 등이 반대해 6개월가량 늦어졌다. 당시 우리은행은 성동조선에 출자전환을 하면 고정 이하로 분류되는 부실여신(NPL) 비율이 2%대로 높아져 예금보험공사와의 2012년도 업무협약(MOU)을 지킬 수 없게 된다는 이유를 들어 출자전환을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우리은행 등 우리금융지주는 대주주(56.97%)인 예금보험공사와 MOU를 체결해 경영 목표를 달성해야 하며, 이를 못 지키면 임직원의 성과급 등에 큰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출자전환과 함께 시행하려 했던 대규모 자본 감자는 당분간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차등 감자를 통해 기존 경영진과 2대 주주인 군인공제회 지분을 줄일 계획이지만, 이미 채권단 관리체제가 자리잡았기 때문에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앞으로 성동조선에 대한 인수·합병(M&A)이 이뤄질 때 감자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지난달부터 성동조선의 3개 야드 중 2개를 다른 조선사의 선박 블록 생산 공장으로 바꿔 운영하고 있다. 2004년 선박건조를 시작한 후 10년 만에 다시 블록 납품을 시작하는 셈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