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점이 임박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국내 증시를 짓눌러왔던 북한 리스크도 정점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미사일 발사가 오히려 증시의 불확실성 해소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10일 군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판단해 대북정보 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북한이 무수단급 중거리 미사일 2기를 동해안으로 옮겨놓은 가운데 스커트와 노동미사일 탑재 발사차량도 추가로 포착됐다.

이런 가운데 금융시장은 의외로 차분한 모습이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10시58분 현재 전날보다 15.39포인트(0.80%) 오른 1936.08로 오히려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원 ·달러 환율도 0.65원(0.06%) 오른 1140.05원으로 강보합에 불과하다.

증권가에서는 실제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코스피에 단기 충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후에는 코스피가 미사일 발사를 불확실성 해소의 계기로 삼아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미사일 발사로 북한 리스크가 정점에 달한 뒤 서서히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조병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미사일 발사가 당장 이날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일시적인 하락이 등장할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그 이후에는 과거에 그랬던 것과 같이 일시적인 하락을 매수의 기회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과거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 평균적인 주가 조정 폭은 3%, 최대 7.1%였다. 핵실험은 평균 3.0%, 최대 6.6%의 주가 조정이 발생했으며, 국지전은 평균 2.9%, 최대 8.5%의 조정이 나타났다.

그는 복합 시나리오에서는 최악의 경우 10%대를 넘는 주가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이미 반복된 재료 노출로 코스피는 악재를 선반영한 상태라고 봤다.

최근 코스피가 고점 대비 4% 이상의 주가 조정을 겪고 있어 추가 조정 가능 폭은 평균 2% 미만, 최대 5~10%선이라는 분석이다.

북한 리스크로 인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사일 발사 이후 긴장이 더욱 악화돼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다.

하지만 북한 집권층이 전면전을 택할 가능성은 희박한 만큼, 전면전 사태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북한 집권층에 최소한 합리성을 기대한다면 자신들을 파멸로 이끄는 전면전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주식시장 차원에서도 모든 것을 잃는 전면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분석의 가치가 없다"고 강조했다.

분석의 필요 조차 없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북한 관련 리스크로 인해 시장이 흔들릴 때 매수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북한이 작년 말부터 핵실험과 개성공단 폐쇄 등으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지만, 군사적 위협을 자세히 안내해준다는 것 자체가 북한이 전면전으로 갈 의지가 희박하다는 증거도 된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번 북한의 위협이 극단적 사태로 연결될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하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이번 조정의 단기 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