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6일 김포공항을 통해 전용기로 일본에서 귀국했다. 이 회장은 올 1월11일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과 함께 하와이로 출국한 이후 하와이와 일본을 오가며 석달 가량 해외에 머물러왔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3시30분께 출국장을 나온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람도 많이 만나고 여행도 많이 하고 미래사업 구상도 많이 했더니 석 달이 금방 갔다"고 귀국 소감을 밝혔다. 건강 문제에 대해선 "운동을 많이 못 해 다리가 불편한 것 빼고는 다 괜찮다"고 했다.

올해 신경영 20주년을 맞은 데 대해 "20년이 됐다고 안심해선 안되고 항상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더 열심히 뛰고 사물을 깊게, 멀리 보고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그분도 오랫동안 연구해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잘 해주시리라 생각한다" 며 "삼성도 작지만 열심히 뛰어서 도와드리겠다"고 답했다.

이날 공항에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이 마중 나왔다.

이 회장은 해외에서도 수시로 그룹 수뇌부로부터 주요 현안을 보고받고 직접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의 최지성 실장(부회장) 등이 지난 1일 일본으로 건너가 이 회장에게 현안 보고를 한 후 사상 최대 규모인 49조 원대의 올해 투자 계획을 정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해외에 머무는 동안 건강관리를 하면서 새로운 사업구상에 열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는 이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곤 다 바꿔라"라는 신경영 선언으로 삼성을 본격적으로 변화시키기 시작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여서 새로운 중장기적인 경영 구상을 내 놓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주요 계열사 임원을 모아놓고 신경영을 선언했을 때도 이 회장은 6개월간 독일, 일본 등을 오가면서 세계적인 흐름을 파악한 뒤 삼성을 초일류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구상을 가다듬었다.

이 회장의 해외 체류 기간이 길어지면서 일각에서는 건강 이상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 회장은 다음 주부터 서울 서초동 사옥으로 출근하면서 현장 경영을 재개할 예정이다. 신규 투자와 인재 영입 등 삼성의 경영 전반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