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다음 주부터 대기업 옥석 가리기를 위한 재무구조 평가를 본격화한다. 주채권은행이 재무구조를 평가하는 대기업 집단(주채무계열) 수는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금융당국 및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다음주 금융권 전체 신용공여액(약 1600조원)의 0.1% 이상을 쓰고 있는 그룹을 주채무계열로 선정, 발표한다. 금융당국은 올해 주채무계열 대상 기업이 작년(34곳)보다 2~3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부실 계열에 대한 여신을 일부 회수하면서 상대적으로 우량 대기업에 자금이 집중된데다, 웅진 등 일부 그룹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주채무계열 수가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주채무계열 기업이 선정되면 은행들은 곧바로 거래 대기업에 대한 재무구조 평가에 나선다. 기업들이 제출한 결산재무제표를 바탕으로 다음달 말까지 평가작업을 하고 필요할 경우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을 맺는다. 작년에는 한진 금호아시아나 STX 동부 대한전선 성동조선해양 등 6곳이 약정을 체결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부채비율 이자보상배율 현금흐름 등의 재무지표와 향후 산업전망 등 비재무적 요소를 합쳐 평가할 방침”이라며 “전체적으로 기업부실이 커진 상황이어서 올해 추가 약정체결 기업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이와 함께 내달부터 최대 2000여개에 달하는 개별 기업(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도 별도로 진행한다. A등급(정상), B등급(일시적 유동성 부족), C등급(워크아웃), D등급(법정관리) 등으로 분류해 구조조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은행들의 이번 기업 평가는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기업 구조조정이어서 재계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