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은 5일 STX그룹의 부실은 과거 현대건설, 하이닉스에 비해 작은 규모라며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2000~2001년에 현대건설과 하이닉스의 부실화에 비하면, 현재 STX계열 2개사(조선해양, 팬오션)에 대한 은행 부담은 훨씬 작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 상장은행의 총대출 대비 현대건설의 비중은 0.7%, 하이닉스의 비중은 1.1% 수준이었던 반면 STX그룹 익스포저(2조2000억원)는 상장은행 총대출의 0.2%, STX 2개사의 비중은 0.1%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STX그룹에 대한 국내 금융권의 익스포저는 대출금 5조3000억원을 포함해 총 11조5000억원(미확정지급보증 2조원 제외)인데 이 중에서 상장은행들은 전체의 19%인 2조2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 연구원은 "STX조선해양과 STX팬오션 만을 기준으로 은행들의 위험액을 계산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이 경우 상장은행의 엑스포저는 9900억원"이라고 판단했다.

상장은행별 STX그룹 문제 관련 충당금 부담은 우리금융 210억원, 하나금융지주 180억원, 신한지주 100억원(무담보여신의 10%)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은행들의 경상적인 충당금 이내의 수치이므로, 직접적인 영향을 우려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때문에 STX 자체보다는 다른 비우량 대기업으로의 자금난 확대 여부가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구 연구원은 "만약 여타 대기업들에게까지 악영향을 줄 경우, 이는 은행주 전체의 투자의견에 영향을 줄 만큼 중요한 사안이지만 현재로서는 그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정부정책과 같은 더 큰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며 "추경예산 편성, 부동산 대책 등 정부의 적극적인 내수 부양책으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은행 대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