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10곳 중 3곳은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영업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4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624개사 중 28.53%인 178개사의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121개사는 영업이익이 마이너스인 적자회사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회사는 전년(151개사)보다 27개사 늘어났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이 이자 등 금융비용을 영업이익으로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 전액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이자보상배율이 높을수록 영업이익으로 이자 등 채무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이 좋다는 뜻이다.

지난해 624개사 전체의 이자보상배율은 3.97배로 전년(4.32배)보다 낮아지며 채무상환능력이 전반적으로 나빠졌다.

지난해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58조8441억원으로 전년(61조1481억원)보다 3.77% 줄어든 반면, 이자비용은 14조8064억원으로 전년(14조1337억원)보다 4.76% 늘어난 영향이 컸다. 지난 1년간 이들 기업이 지출한 이자비용은 영업이익 1000원당 252원꼴로 집계됐다.

이자비용이 전혀 없는 무차입 기업은 34개사(5.45%)로 전년(27개사)보다 늘었다. 유한양행 성창기업지주 한국쉘석유 남양유업 아모레퍼시픽그룹 등이 전년에 이어 작년에도 무차입 경영을 했다.

고려포리머 세우글로벌 우진 조선선재 신세계I&C 엔씨소프트 키스코홀딩스 팀스 등 8개사는 작년 무차입 회사 명단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이자비용의 10배 이상 영업이익을 올리는 회사는 145개사로 전년(174개)보다 4.65% 줄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