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세계는] BOJ 회의, 엔-달러 92엔대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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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시장 상황에 상당히 변화가 많았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가 양적완화의 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것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다우지수와 고용지표 등이 비교적 많이 떨어졌다. 그것보다 더 관심이 있었던 것은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주재한 일본은행 회의다. 기분상으로 보면 엔달러환율이 올라가는 것 같다. 마감 때 조금 올랐지만 92엔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앙은행의 목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물가안정이다.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통화 목표량이 얼마큼 공급될 것인가가 중요하다. 그런 각도에서 보면 과거 화폐수량설로 통화공급회의를 할 때 MV=PT라는 교환방정식을 사용했다. 이것을 로그를 취해 T에 대해 미분하면 증가율 개념이 나온다. 통화공급을 할 때 물가억제 목표선을 설정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는 중앙은행의 가장 본질적인 목표인 물가를 얼마큼 관리하겠다는 목표치에 해당된다.
그동안 물가가 마이너스 국면으로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로 물가 목표치를 2%로 설정하겠다는 것이 일본 구로다 하루히코, 아베노믹스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인플레 타깃팅이다. 2% 달성이 가능하겠느냐는 각도에서 보자. 사실상 2%를 달성하려면 물가를 감안한 실질 국민소득을 4% 이상 끌어올려야 한다. 이는 일본경제 입장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아베 총리 자체도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이것을 달성하기에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구로다 하루히코는 아베 총리의 입장이 나오고 난 이후 2% 달성을 위해 모든 디플레 타깃팅을 다 동원하겠다고 했지만 시장에서 보면 신뢰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엔달러환율은 92엔대, 오늘 마감은 93엔에서 끝났지만 92엔대로 내려앉는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다.
인플레 타깃팅 논쟁은 통화정책에서 아주 중요하다. 미국에서도 양적완화 정책의 추진 근거로 많이 언급됐고 우리나라 내부에서도 이 논쟁이 작년 하반기에 있었다. 그리고 가장 관심이 되는 일본 입장에서도 인플레 타깃팅 논쟁이 있고 유럽도 마찬가지다. 전세계에서 이 논쟁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와 관련해 굉장히 중요한 내용이다.
인플레 타깃팅의 빌미를 제공한 두 유명한 학자가 있다. 한 사람은 프린스턴 대학의 크루그먼 교수다. 그가 주장한 것을 보면 현재 미국의 인플레 타깃팅 2%를 3~4%로 대폭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버냉키는 현 수준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를 일본에 고스란히 적용해보자.
크루먼 교수의 입장은 구로다 하루히코의 입장이고 버냉키의 입장은 현재 물러난 시라카와 직전 일본중앙은행의 총재다. 지금은 미국 내에서 논쟁이 지속되고 있지만 일본도 인플레 타깃팅선이 2% 되면서 이 논쟁과 관련해 계속해서 부정적 견해가 있다. 특히 일본의 학자들 사이에서는 아주 강하게 반대를 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경기는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고용 문제에서는 굉장히 미흡하다. 이런 고용문제가 정책의 주안점이 된다. 오늘 발표된 고용지표가 부진함에 따라 미국 주가하락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어떤 경제지표보다 고용지표가 버냉키나 오바마 입장에서는 가장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이 고용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현재 고용문제 달성을 위한 회복세는 미미하다. 전통적으로 정책 여지가 있는지를 살펴보면 재정지출 부분은 적자 때문에 힘들고 금리도 더 떨어뜨리기는 어렵다. 이런 상태에서 돈을 푸는 것이 유일하게 정책이 남아 있다. 돈을 풀어서 경기를 더 회복시키고 고용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인플레 타깃팅선을 너무 낮게 설정하면 돈을 풀기 어렵다. 그래서 보다 극적으로 양적완화 정책 등을 가기 위해 인플레 타깃팅선을 대폭 올려야 한다. 다시 말해 2%에서 3~4%로 최대 2배 정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플레 타깃팅을 올려 물가가 올라갈 때 본인이 명목 소득이 증가하지 않으면 물가가 상승한 만큼 구매력 기준으로 실질소득이 떨어진다. 여기에서 선택의 문제가 발생한다. 자기 소득이 떨어졌기 때문에 더 지출을 증대시키거나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지출을 증대시킨다는 입장이다.
그러면 민간소비가 증가하면서 경기가 살아나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이는 거시경제에서 화폐환상이라는 표현을 쓴다. 사람에 대해 화폐환상에 젖을 가능성이 있다며 크루그먼 교수가 인플레 타깃팅선을 상향 조정해 경기문제, 고용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주장했다.
버냉키는 경기부양을 해야 한다는 입장은 견지하고 있지만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린다는 입장은 다른 각도에서 주장한다. 양적완화 정책도 인플레 타깃팅 상향 조정과 맞물려 있지 않느냐는 시각이 있다. 버냉키 의장은 인플레 타깃팅선을 2%로 그대로 주장하고 있다. 왜냐하면 물가란 한 번 기대심리가 생기면 걷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 샌프란시스코 중앙은행의 윌리암스 총재도 바로 이 문제를 지적했다. 빠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양적완화 정책의 월별 규모를 줄여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것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물가란 지금 안정되어 있지만 한 번 상승을 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인플레 타깃팅선을 쉽게 올리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경기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명목소득이 늘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인플레 타깃팅을 올려 물가가 오르고 실질 소득이 감소할 때는 오히려 디레버리지한다. 크루그먼 교수와 달리 자신의 실질소득이 떨어진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위기 시에는 부채를 감소하고 저축을 제고시킨다.
실질소득이 감소하니 소비 역시 감소시킨다. 소비가 감소하면 GDP의 총수요항목별 기여도에서 민간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2% 정도 되니 결국 경기가 더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그는 다른 측면에서는 경기를 부양시키는 것에 대한 일관적인 주장을 하고 있지만 인플레 타깃팅선에 대해서는 크루그먼 입장과 달리 현 2%를 그대로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그것이 잘 읽어야 할 대목이다. 양적완화 정책을 계속해서 추진하면 인플레 타깃팅의 상향 조정 여부와 관계 없이 크루그먼 교수의 입장대로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고 고용문제를 해결하면 그 시각과 같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다. 버냉키 입장에서는 인플레 타깃팅 2%를 고수하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와 정면으로 반박하는 상태다.
돈을 계속해서 푸는 근거는 무엇일까. 인플레 타깃팅선을 올려 통화정책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3, 4차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은행의 목표를 설정하고 있는 월가가 월마트 효과, 할인마트 효과 때문에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최종 상태의 가격을 인하할 수밖에 없다. 물가가 안정되어 있으니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물가 부담이 없다.
물가 부담이 완화되어 4, 5차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한 것이지 인플레 타깃팅선을 크루그먼 교수의 주장을 받아들여 상향 조정해 돈을 푸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에 있어서는 크루그먼 교수의 주장과 달리 통화정책의 여건에서 보면 물가가 지속히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물가 부담이 없는 상태에서 경제정책의 중점이 물가안정보다 고용문제, 경기부양이다 보니 전통적인 정책 여지가 적어진 상태에는 결국 양적완화 정책을 계속해서 추진한다. 경기부양 차원에서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이 문제가 힘들어지는 것 같다. 구로다 하루히코의 문제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어제 열린 2013 세계경제금융컨퍼런스에서 중국과 일본, 미국의 대표자가 양적완화 정책 관련해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그만큼 관심이 높았기 때문이다.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일본의 교수는 양적완화 정책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에 반해 후진타오 경제의 교사는 근린궁핍화 정책에 의해 사실상 다른 국가에 많은 피해를 미치기 때문에 공조를 할 때 이 문제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는 입장을 폈다.
201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스 교수에 의하면 정책의 틀이든 시장의 틀이든 무엇이든 특정 주체의 이익만 가지고 하면 안 된다. 시장설계나 정책 설계를 아베노믹스에 적용한다면 모든 게임 참여자들이 이득이 가는 상태에서 정책이 설계되어야 이것이 지속 가능하고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어제의 경우에는 시장 설계를 했지만 그것을 정책 설계로 적용한다면 어떨까. 결과적으로 일본만의 이익을 중시하는 인플레 타깃팅 2% 설정은 중국에서 경제학자가 제시한 것과 마찬가지로 화폐 전쟁을 일으켜 전세계가 인플레 문제 때문에 공멸의 분위기로 갈 수 있다.
일본 내부에서도 아베노믹스의 주창자에 해당하는 아베 총리도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다. 일본 학계나 수입업체, 국민들 사이에서도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는 그렇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아베노믹스에서 원엔환율을 배팅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아베노믹스를 신봉해 엔달러환율이 95엔대로 가다 보니 원엔환율이 1150원 가서 1100원 밑으로 떨어진다, 예를 들어 2년 후에는 800원대까지 간다고 해서 원엔환율에 배팅을 한다는 시각이 있었다. 이러한 국제적인 분위기, 한국경제 컨퍼런스에서 제시했던 내용을 토대로 한번 정도는 그런 전략에 상당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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