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 입주한 A업체 관계자는 3일 오전 9시 개성공단 출입길이 막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전화를 수십통 걸었다. 당장 현지 공장의 에너지원인 가스 공급이 끊기면 3~4일 내에 공장이 멈추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가스 공급이 끊기면 사실상 개성공단은 폐쇄되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다른 건 몰라도 공장 가동을 위한 가스 공급은 계속돼야 한다”고 발을 굴렀다.

◆문제는 가스 공급

3일 경기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 분위기는 이전과 달라졌다.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고 세관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평소와 달리 군복 차림이었다는 게 이날 개성공단에서 나온 기업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일단 개성공단은 정상 조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앞으로다. 공단 입주 기업 단체인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가스와 부식, 기자재가 공급되지 않으면 수일 내 조업을 중단하는 공장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근로자들 “폐쇄 막기 위해 남겠다”

일부 언론이 제기한 ‘우리 근로자 인질설’은 ‘개성공단 현실을 무시한 억측’이라고 업체 관계자들은 얘기했다. 오히려 현지에서는 개성공단 폐쇄를 막고 차질 없이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남겠다는 분위기라고 복수의 기업인은 전했다.

공단이 폐쇄될 경우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입게 될 직접적 피해는 수천억원으로 예상된다. 개성공단 전문가인 조봉현 기업은행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123개 입주 기업이 월 단위로 평균 10억~20억원씩 총 1400억~150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련 기업 줄도산 가능성

3000여개 국내 협력업체의 경우도 공단 폐쇄로 부품 공급이 중단될 경우 월 5000억원 이상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연구위원은 “자금난으로 입주 업체와 협력업체의 줄도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개성공단기업협회 역대 회장단과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단 20여명은 4일 CIQ에 모여 공단 통행제한에 따른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한 뒤 오전 10시께 공식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