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대행(사진)은 2일 “추경 규모는 확정이 안 됐지만 전액 국채 발행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나 의장 대행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와 CBS라디오 등에 출연해 “전액 국채로 해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0.1% 정도로 그리 큰 것은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추경 재원을 전액 국채 발행으로 조달하겠다는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 의장 대행은 전날 밤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등과 추경 관련 비공개 당정협의를 가졌다. 재정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장윤석·김광림·류성걸·김학용 의원 등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정부는 ‘12조원+α’의 추경 규모를 제시했고, 당 쪽에선 규모에 얽매이지 말고 용처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장 대행은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나왔고, 경기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추경은 4월 국회에서 처리할 것”이라며 “추경은 수출기업 지원 등 일자리 창출과 부동산 대책 시행 등 민생 지원에 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추경 규모에 대해 “20조원은 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추경 재원을 증세를 통해 마련하자는 민주통합당의 입장에 대해 나 의장 대행은 “증세를 하면 그만큼 경제가 침체해 추경을 편성하는 효과가 없다”며 “회계연도 도중 증세를 하는 게 쉽지 않고, 법인세와 소득세를 높여도 올해는 (세수가) 들어오 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당인 민주당도 경기에 대한 진단은 같이하고 있는 만큼 야당의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서민의 부담은 늘리지 않고 조세공평성을 제고하면서 부자 증세 등으로 조세부담률을 적정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