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비엠 주가가 현 대표이사 횡령설까지 휘말리며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2대 주주인 KB자산운용이 에스비엠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KB자산운용은 에스비엠의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부터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지분을 꾸준히 줄여왔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에스비엠 보유 주식 201만2841주(지분 13.56%) 전량을 매각했다. 지난 21일 8만4000주를 처분한데 이어 전날에는 74만6000여주를 매각했다. KB자산운용은 이날까지 에스비엠을 장내 매도해 현재 보유 지분이 없다. 매각 단가는 주당 2000원~2900원 수준으로 추가 손실을 차단했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6월 에스비엠 주식 74만5260주(지분 5.02%)를 보유하면서 투자 사실을 알렸다. 올해 들어서도 투자가 이어져 지난달 말에는 에스비엠 보유 지분을 15.09%까지 늘렸다.

하지만 에스비엠이 이상한 행보를 이어가자 KB자산운용은 보유 지분을 조금씩 줄여나가기 시작했고, 끝내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에스비엠은 지난 1월 14일 최대주주가 트루트라이엄프로 바뀐 후부터 논란에 휘말려왔다. 위폐감별기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인 에스비엠이 오는 30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 해외 자원개발 등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면서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KB자산운용은 에스비엠의 주총 안건중 재무제표 승인부터 신주인수권부사채, 전환사채 발행 등 정관변경, 이사선임 등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다. 하지만 회사 측에 의견이 관철되지 않자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KB자산운용 측은 "최대주주가 바뀐 후부터 의결권 행사를 통해 입장을 밝혔고, 정관 변경 등에 반대표를 던졌다"며 "에스비엠 측과 꾸준히 접촉한 결과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아 결국 지분을 모두 매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에스비엠 주가가 1000원~2000원에 머물 당시 매수한 금액이 크기 때문에 이번 지분 매각으로 큰 손실을 보지는 않았다"며 "에스비엠을 편입하고 있는 펀드도 여러 개이기 때문에 펀드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밝혔다.

에스비엠은 현재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전날에는 현저한 시황변동과 관련한 조회공시 답변 후 돌연 자사주 처분 계획을 밝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됐다.

또한 이날에는 김정환 전 대표이사가 김철수 현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조회공시 답변을 했다. 에스비엠 주가는 지난 12일부터 전날까지 거래가 정지된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하락했고, 이 기간 동안 하락률은 52%에 달한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