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모양은 조금 못생겼어도 맛 좋고 값이 싼 ‘못난이’ 농수산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마트는 상처가 난 굴비와 건오징어에 ‘못난이 건어물’이란 이름을 붙여 오는 27일까지 정상가보다 30~50% 싸게 판다. 국산 굴비 40마리(2㎏)와 건오징어 4~5마리(400g)를 각각 9700원에 내놓았다.

수산물은 잡을 때 그물이나 도구에 상처를 입거나 건조 작업 중 흠집이 생기면 상품성이 뚝 떨어진다. 맛은 정상품과 별 차이가 없는데도 가격이 크게 하락해 어민들이 속을 태우곤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기부진으로 알뜰 소비 성향이 두드러지면서 못생겼어도 맛은 나쁘지 않고 가격은 저렴한 상처 입은 상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지난해 8월 말 태풍 ‘볼라벤’으로 피해를 입은 사과, 배 재배농가를 돕기 위해 낙과(落果)만 모아 반값에 선보였다. 이 물량은 하루도 안 돼 매진됐다.

롯데마트는 어민들과 사전 기획을 통해 상처가 났거나 흠집이 난 수산물만 대량으로 수집해 이색 할인 행사를 잇따라 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크기가 작아 설 선물세트에 들어가지 못하는 제주산 옥돔 9만마리를 모아 4마리당 1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여운철 롯데마트 건해산물 담당 상품기획자(MD)는 “소비자에게는 가격 부담을 낮춰주고 산지에는 판로를 제공할 수 있어 모두에게 좋은 판매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