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리가 올 하반기 내지는 내년부터 상승하면서 채권 시장 버블이 꺼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미 발빠른 기관투자가들은 미국 국채 매입량을 줄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의 앨런 브라운 수석고문(사진ㆍ59)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열린 ‘슈로더아시아투자 콘퍼런스2013’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브라운 수석고문은 슈로더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역임한 뒤 지난해부터 수석고문을 맡아 글로벌 시장 리서치 등을 담당하고 있다.

브라운 고문은 “글로벌 시장 전체적으로 주식과 채권 가격은 매우 높은 수준이라 둘 다 하락할 위험이 높다”며 “특히 채권시장은 2008년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정책에 나서면서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채권 시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며 “각국 정부가 양적완화 정책을 조금만 바꿔도 큰 손실을 입을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고 강조했다.

선진국 주식 시장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현재 각국 국내총생산(GDP)에서 기업 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14% 내외로 사상 최고 수준”이라며 “이는 기업들이 노동비용을 억제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경기 회복에 따른 실업률 하락 등으로 GDP 대비 기업이익 비중은 점차 역사적 평균인 11%로 낮아지면서 실적이 악화되고 주가도 하락하는 과정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한국 증시에 대해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현재 한국 증시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8.5배로 신흥국 증시 평균치인 10.5배보다는 물론이고 지난 5년간 한국의 평균 PER인 9.8배보다 낮아 저평가 매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노이=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