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5일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4’를 공개하면서 관련 부품주 동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주요 휴대폰 업체들이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놓지 않은 공백기에 삼성전자가 차세대 주력제품을 내놓은 만큼 판매 확대에 따른 ‘부품주 르네상스’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갤럭시S3’가 출시된 이후 판매 실적을 확인할 때까지 삼성전자와 부품주가 모두 하락했던 만큼 이번에도 차익실현 매물에 따른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르네상스’냐 ‘조정 진입’이냐

삼성전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63% 떨어진 14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선보인 ‘갤럭시S4’에 대해 “혁신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일부 시장의 평가에 FTSE지수 산정방식 변경에 따른 매물이 늘면서 주가가 떨어졌다. 외국인이 446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대다수의 스마트폰 부품주가 시세차익 매물이 몰리면서 동반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최대 부품 공급업체인 삼성전기는 0.21% 떨어졌다. 스마트폰 내외장재 금형업체인 KH바텍은 1.37% 하락했다. 아모텍(-4.95%) 디지탈옵틱(-3.99%) 비에이치(-3.82%) 플렉스컴(-5.91%) 세코닉스(-3.7%) 등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갤럭시S4’에 무선충전기술이 기본사양이 아닌 선택사양으로 적용되면서 한솔테크닉스(-3.83%) 크로바하이텍(-10.88%) 알에프텍(-3.52%) 등 무선충전주가 급락했다. 반면 ‘갤럭시S4’에 눈동자를 인식해 화면을 스크롤하거나 동영상 재생을 할 수 있는 ‘스마트 스크롤’ 기능이 적용되면서 눈동자 인식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슈프리마는 3.35% 상승했다.

시장에선 이날 부품주 약세를 ‘호재실현’에 따른 차익매물 때문으로 분석했다. 정보기술(IT)주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고 지난해 ‘갤럭시S3’ 출시 이후 관련주가 한동안 약세를 보였던 사례를 감안할 때 이번에도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시장에 퍼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향후 전망에 대해선 부품주가 다시 상승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시각과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맞선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분간 애플이 삼성전자를 앞서긴 힘들고 신 제품에 대한 실망도 곧 해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1~2주 후 초도물량을 확인하면 본격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4가 혁신이 없다는 평가도 있고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애플, 삼성 가릴 것 없이 성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어 부품주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옥석 가리기’도 빠르게 진행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조정 기간에도 ‘옥석 가리기’는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이후 스마트폰 부품주 주가가 3~8배가량 상승해 고평가 논란이 있는 만큼 경쟁력을 확보한 업체만 선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정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4가 출시됐다고 부품주가 다같이 잘 나가는 시대는 지났다”며 “갤럭시S4에서 사양이 강화된 카메라나 안테나 관련주는 상승하고 기타 범용부품 관련주는 제자리를 맴돌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동욱/이고운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