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역대 일곱 번째로 국가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올랐다. 중국의 국가주석은 그동안 제도 변화에 따라 권한이 다소 조정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외적으로 나라를 대표하는 직위다.

중국 건국 이후 5년 만인 1954년 헌법이 제정되면서 처음으로 국가주석 자리가 만들어졌다. 마오쩌둥이 초대 국가주석에 올라 1959년까지 맡았다. 이어 류사오치 리셴녠 양상쿤 장쩌민 후진타오가 차례로 국가주석에 올랐다. 1980년에는 중국 ‘국부’인 쑨원의 부인 쑹칭링이 명예 국가주석으로 추대된 적이 있다.

마오쩌둥과 류사오치가 국가주석을 맡았을 당시 이는 명실상부한 최고 권력자 자리였다. 그러나 류사오치가 문화혁명으로 숙청된 뒤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으면서 국가주석직은 유명무실한 상태가 됐다. 결국 마오쩌둥은 1975년 국가주석직 제도 자체를 없애버렸다.

중국 국가주석직은 덩샤오핑 집권시대인 1982년 헌법 개정으로 되살아났다. 그러나 과거에 국가주석이 보유했던 독립적인 행정권과 군사통수권은 삭제됐다. 이때부터 국가주석은 상징적인 국가원수로 전락했다. 그래서 당시 최고 지도자였던 덩샤오핑도 군권을 가진 중앙군사위 주석직은 죽을 때까지 놓지 않았지만 국가주석직은 맡지 않았다.

국가주석은 헌법상 법률을 공포하고 특사, 계엄령, 선전포고, 동원령 등을 내릴 수 있지만 실제 이런 권한이 행사된 것은 1989년 톈안먼 사태 때 양상쿤 당시 국가주석이 계엄령을 선포한 것이 유일하다.

국가주석직이 다시 명실상부한 국가 최고 지도자 자리로 복원된 것은 장쩌민이 등장한 1993년부터다. 공산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 주석을 맡은 최고 지도자가 국가주석직까지 맡는 관행이 이때 만들어졌다. 이후 후진타오를 거치면서 국가주석은 당 정부 군대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최고 지도자가 됐다.

시진핑 역시 지난해 11월에 이미 공산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 주석을 맡았기 때문에 정부 업무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