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 간 업무 중복 및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부족 등도 지적했다.

감사원이 14일 발표한 ‘금융공기업에 대한 감사결과’에 따르면 수은 및 무역보험공사, 정책금융공사 등의 수출지원 금융업무 중복과 과열 경쟁 등으로 인해 심각한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은과 정책금융공사는 국내 기업들의 해외 자원 개발사업 지원 과정에서 경쟁적 저금리 자금 지원 등을 통해 출혈 경쟁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은은 또 무역보험공사와는 대외채무보증 업무 영역에서 지속적인 갈등을 벌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각 정책금융기관을 관리·감독하는 부처 간 입장이 정리되지 않거나 사후관리가 미흡해 이 같은 업무 중복과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정책금융기관을 감독하는 소관부처는 제각각이다. 산업은행, 정책금융공사 등은 금융위원회가 맡고 있다. 반면 수은은 기획재정부, 무역보험공사는 지식경제부 관할이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국무총리실장에게 정책금융기관 간 기능을 재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하고 금융위원장에게는 해외 자원 개발사업 검토 등 업무계획 승인을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촉구했다. 이번 감사원 지적을 계기로 국내 정책금융기관 간 역할·기능 재조정 또는 통·폐합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을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수은이 네트워크대출, 특례신용대출 등을 폐지하거나 축소해 중소기업 지원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수은 행장에게 특례신용대출 활성화 등을 통해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 비중을 확대하는 등 금융지원을 강화하라고 통보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