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는 벌써 자금이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와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주식 투자에 나설 시기임은 틀림없습니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은 14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주식 투자가 필요한 시기'란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이 권고했다.

전용배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들어 채권시장으로 순유입되는 자금 강도가 약해지고 있다"며 "통상 주식시장의 본격적인 반등이 확인된 후 자금이 대거 이동하지만, 이른바 '스마트 머니'는 이미 이동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최근 미국은 경기가 뒷받침되면서 주식시장이 크게 올라 아직 과열 상태가 아니다"라며 "미국 증시가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서 부담을 느낄 때 한국을 비롯한 신흥 주식시장으로도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아직 투자자들이 회의론에 빠져있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투자자들이 현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난해와 같이 어려운 시기에도 코스피지수가 9.4% 올랐다는 점을 들어 주식 투자는 여전히 유망하다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과거 30~40년간 주식 투자 수익률이 채권보다 높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과거 평균으로 돌아가자'는 큰 테마가 형성되고 있는 점이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즉, 과거 5년간은 주식과 채권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주식시장 내에서도 종목 간 차별화 없이 같이 오르고 내리는 흐름을 보였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주식간 상관 관계가 낮아지고 주식과 채권도 다른 방향을 나타낼 전망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높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전 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배당 수익률이 1% 초반대로 타 국가 대비 낮다"며 "배당 수익률이 2%대까지만 올라도 주식시장을 보는 기준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올해 미국에서도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활용하는 전략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질 수 있어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