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현직 연구원들이 공동 개발한 기술을 해외에 이전하고 받은 수입을 사회공헌 기금으로 기부해 화제다.

KIST는 박종오 전남대 로봇연구소장(전 KIST 책임연구원), 김병규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전 KIST 책임연구원), 김태송 KIST 바이오마이크로시스템연구단 책임연구원 등이 ‘로봇 대장 내시경’ 기술료 수입 가운데 일부인 1억5000만원을 ‘KIST 과학나눔기금’에 기부했다고 12일 발표했다.

박종오 소장 등은 2005년 자벌레의 이동 원리를 응용해 심하게 굴곡진 대장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로봇 대장 내시경 기술을 개발했다. 지난해 2월에는 이탈리아 의료장비 업체인 ‘ERA 엔도스코피’에 100만유로(약 15억원)를 받고 특허를 이전했다.

박 소장은 “열심히 연구해 동료들과 함께 인센티브를 받아 즐겁고 KIST에도 기부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 기술은 정부가 지원한 ‘21세기 프런티어연구개발사업’의 첫 번째 해외 기술 이전 성과라는 점에서 서로 뜻을 모아 기부를 결정했다”며 “이공계 후배들과 어려운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기부 취지를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