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이혼한 남성이 여성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돌싱(‘돌아온 싱글’의 줄임말) 남녀들 중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갈라선 비중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여성보다 남성이 더 높게 나타나 이런 현상을 뒷받침해준다.

재혼전문 사이트 온리-유가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대표 손동규)와 공동으로 지난 2일∼9일까지 전국의 재혼희망 돌싱 남녀 564명(남녀 각 282명)을 대상으로 전자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전 배우자와의 이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이 질문에 대해 ‘전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답한 비중을 보면 여성의 경우 15.3%이나 남성은 17.7%로서 남성이 여성을 2.4%포인트 추월한 것.

과거에는 여성들이 남편의 부정행위로 이혼을 제기하는 사례가 절대적으로 많았으나 최근 역전 현상이 일어나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비에나래의 이경 총괄실장은 “최근 기혼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증가하면서 이성과 접할 기회도 늘어났다”라며 “특히 남성들의 부정행위는 그럴 수도 있다는 인식이 강해 덮어주는 경향이 있으나 여성들에게는 좀 더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어 발각될 경우 이혼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포털사이트 여성게시판에도 배우자의 부정으로 인한 고민을 토로하는 글들이 많다.

네티즌들은 "배우자의 바람으로 인해 이혼하는 남성이 많은 이유는 여성은 남편이 바람을 피워도 상대가 용서를 구하고 빌면 받아주지만 남성은 아내의 바람을 용서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여성은 남성의 정신적 외도를 더 심각하게 여기는 반면 남성은 여성의 신체적 외도를 더 중시한다. 이같은 인식은 영화의 한장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본능에 솔직한 남성과 속모를 여자의 연애이야기를 담은 영화 '연애의 목적(2005)'에서 고등학교 영어교사 '유림(박해일 분)'은 한 살 연상의 미술교생 '홍(강혜정 분)'에게 호시탐탐 수작을 건다. 너무도 당당하게 '연애'를 요구하는 유림은 파트너쉽을 핑계로 단둘이 갖게 된 술자리에서 기회를 틈타 솔직하게 고백한다. "같이 자고 싶어요!" 그런데 이 여자 홍도 만만치 않다. "나랑 자려면 50만원 내요." 서로간의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가 반복 되면서 그들은 어느새 '연애'에 진입하게 된다.

유림의 약혼자인 다른학교 교사 희정은 외도사실에 대해 '걔 좋아하니?'라고 묻고 홍의 약혼자였던 의사남자친구 연호는 "다른 남자 생겼다"는 말에 대뜸 '잤어?'라고 묻는다.

한편 배우자의 외도 증거를 찾기 위해 심부름센터에 의뢰하는 경우도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1월 8일부터 3월 7일까지 2개월간 심부름센터 불법 행위를 단속해 총 24건 137명을 검거하고 이 중 6명을 구속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단속한 인원이 10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개월간 단속한 인원이 14배에 달한다.

단속된 불법행위를 보면 특정인의 소재나 연락처 등 사생활을 불법으로 조사하다 적발된 행위가 16건(67%)으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부부행복전도사 최강현 원장은 저서 '넌 웬수랑 사니? 난 애인이랑 산다!'를 통해 "외도로 인해 서로 소원해지고 냉랭한 관계를 지속하다 보면 또 다른 오해와 불신을 낳게 마련이다"라면서 "용서가 가장 큰 복수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용서하는 자가 감내해야 할 고통 또한 이루 말할 수 없다. 자신의 행복을 찾는 길이 무엇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