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 5’ 판매 부진 여파로 추락하던 LG디스플레이가 최근 반등에 나서고 있다. 애플의 디스플레이 패널 주문 축소에도 무난한 1분기 실적을 달성할 것이란 기대와 일본 샤프에 대한 삼성전자의 지분 투자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11일 1.90% 오른 3만2200원에 마감했다. 지난 6일 3.68% 급등한 이래 나흘째 오름세다. 외국인투자자와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이 최근 집중적으로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업황 부진으로 2010년 2분기부터 장기 하강곡선을 그리다 작년 하반기에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로 반등했다. 그러나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5’ 판매량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작년 말께 제기되면서 LG디스플레이와 애플의 주가는 동반 하락했다.

LG디스플레이의 최근 주가 반등은 1분기 실적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투자증권은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영업이익이 1536억원으로 전 분기(5873억원) 대비 73.8% 감소할 것이지만 증권사들의 추정치 평균(1340억원)은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여서 출하량은 줄었지만 주요 TV패널 고객사들이 이달부터 주문량을 늘리고 있고, 정보기술(IT) 제품 패널 주문량도 지난달을 저점으로 증가 추세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이승철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지분투자로 샤프가 애플 부품 공급사 중에서 차지하는 입지가 향후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LG디스플레이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향후 애플이 고해상도 패널 수급을 LG디스플레이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 국내 대형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애플이 현재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애플TV’가 시장에 출시되면 주요 패널 공급업체인 LG디스플레이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며 “올 연말까지 놓고 보면 주요 IT업종 대형주 중에서 주가 흐름이 가장 양호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