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68·사진)이 최근 ‘휠라 리프레시먼트 프로젝트’를 가동, 본격적인 브랜드 재정비에 나섰다. 스포츠 브랜드 휠라가 102년 만에 로고와 매장콘셉트를 확 바꾸는 것이다. 흰 바탕에 네이비, 레드 색상의 기존 ‘에프(F)’ 로고는 어두운 회색 바탕에 흰색 ‘F’로 바꾸는 등 매장을 전반적으로 고급화하기로 했다.

휠라코리아는 ‘휠라 리프레시먼트’의 첫째 작업으로 이달 말부터 휠라 매장을 전면 개편한다고 7일 밝혔다. ‘휠라디움(휠라+뮤지엄+스타디움)’을 메인 콘셉트로, 전체적으로 회색 톤을 사용해 콘크리트 등 건축 자재 느낌을 살리기로 했다. 차분하고 정적이었던 매장 내부도 경기장 트랙이나 뜀틀대 등의 장식장을 놓는 등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할 예정이다.

윤 회장이 브랜드 재정비에 나선 것은 2000년대 후반부터 브랜드가 ‘정통 스포츠’와 ‘캐주얼 스포츠’ 사이에서 정체성이 모호해진 데 따른 것이다. 당초 이탈리아 브랜드였던 휠라는 2007년 윤 회장이 본사를 인수하면서 스포츠 브랜드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지금은 ‘오래된 스포츠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해졌다. 그래서 윤 회장이 “올해를 브랜드 재정비의 원년으로 삼고 ‘스타일리시 퍼포먼스’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데 최선을 다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에는 미국의 유명 디자이너 지니 힐피거를 휠라의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로 영입했다. 올 하반기에 일부 새 제품을 출시하고, 내년 봄·여름 상품부터 힐피거 CD의 디자인 감각을 살린 상품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상품 구성에도 변화를 주기로 했다. 올해 봄·여름 상품의 스타일 수를 작년보다 30%가량 줄이는 대신 ‘퍼포먼스’와 ‘라이프 스타일’로 크게 나눠 제품을 내놓기로 했다. 리듬체조 국가대표 손연재 선수를 전면에 내세운 ‘손연재 컬렉션’ 역시 새 콘셉트에 맞춰 고급스러운 색감을 내기 위해 프랑스의 컬러디자인 전문회사와 협업을 거쳐 만들었다.

휠라의 하위 브랜드 ‘휠라 스포트’를 ‘휠라 아웃도어’로 이름을 바꿔 내놨다. 또 이달 초엔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중심으로 회사가 운영되도록 경영진을 개편했다. 휠라 사업부와 영업을 총괄하던 정성식 부사장이 COO로서 골프사업부, 아웃도어사업부, 키즈사업부, 언더웨어사업부, 아울렛 및 특수사업부 등 7개 부서 모두를 총괄키로 했다. 이성훈 전무가 CFO, 정승욱 이사가 CMO를 맡았다. 코오롱스포츠 출신의 조해운 상무를 영입, 휠라 아웃도어 사업부서장 자리에 앉혔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