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는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더라도 블로그가 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국내 블로그 서비스의 원조인 ‘이글루스’가 새 주인을 찾았다. 2006년 3월 SK컴즈에 인수된 지 약 7년 만이다. 5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만난 김환철 이글루스 대표(사진)는 “블로그 본연의 기능을 살려 70만명의 사용자들이 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당장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03년 이글루스를 만들었던 온네트MNS와 의기투합해 지난해 말 SK컴즈로부터 다시 이글루스를 사들였다. 그는 “직접 이글루스 창업에 동참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봤었다”며 “온네트 사람들과 사석에서 얘기하다 SK컴즈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SK컴즈 측에 인수를 제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온네트는 당시 게임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이글루스를 매각했었다. 김 대표는 현재 온라인 광고·마케팅 컨설팅 회사 ‘맥퍼트’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이글루스는 출범 당시 성인 인증을 거쳐야 등록할 수 있도록 해 성인이용자 비중이 높았다. 이 덕분에 정보기술(IT)이나 역사, 물리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많이 자리잡았고, 다른 블로그와 차별화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네이버 블로그와 티스토리 등 경쟁업체들이 발빠르게 사용자 편의 기능을 추가하는 동안 이글루스는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김 대표는 “네이버 블로그와 비교하면 2~3년은 뒤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사용자들이 쉽게 글을 올리고 편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조차 제대로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글루스를 통해 무언가 거창한 것을 하기보다 우선은 이런 기본적인 기능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생각이다.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는 블로그 서비스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광고를 블로그에 붙일 계획이다. 최소한의 서비스 운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우선 모바일 버전에 광고를 시험적으로 붙이고 있으며, PC버전에도 광고가 들어가게 된다. 그는 “운영 비용을 충당하고 나면 사용자와 광고 수익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 같은 SNS가 각광받고 있지만 블로그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김 대표는 “블로그는 SNS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며 “실시간성을 강조한 SNS와 달리 블로그는 자기만의 기록을 차곡차곡 쌓아나가고 자신의 글이 이슈가 됐을 때 느끼는 쾌감이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