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28일 오후 3시26분

적대적 인수ㆍ합병(M&A)에 휘말린 셋톱박스 제조업체 홈캐스트의 임시주주총회가 파행을 빚었다. 이보선 홈캐스트 사장 측은 본사 2층 대회의실에서 주총을 열었고, 최대주주인 장병권 제이비어뮤즈먼트 부회장은 1층 로비에서 따로 주총을 진행하며 법적공방을 예고했다.

28일 홈캐스트는 서울 가락동 본사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이사회가 제안한 김덕이 박종문 이창경 씨 등을 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반면 장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과 주총 결의방법 변경 등 주주들이 제안한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주총을 앞두고 적대적 M&A를 추진하는 장 부회장과 경영권 방어에 나선 이 사장의 팽팽한 표대결이 예상됐다. 지난해 11월부터 장 부회장이 지분을 매입하면서 홈캐스트 경영권 분쟁이 촉발됐다.

하지만 외부인 출입을 통제한 채 3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주총은 “하자가 있는 의결권에 대해 철저히 막겠다”는 이 사장과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의도적으로 막고 있다”는 장 부회장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결국 최대주주인 장 부회장과 30여명의 주주들이 입장하지 못한 채 ‘반쪽짜리’ 주총이 시작됐다. 낮 12시께 로비에 모여있던 주주들도 대리의장을 뽑고 별도 임시주총을 열었다.

장 부회장 측 주주들은 “투표권을 받지 못한 주주 및 대리인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이 사장이 정당한 설명 없이 주주 의결권을 제한했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가 많다”고 주장했다.

장 부회장 측 박성하 변호사는 “임시주총의 위법성이 명백하기 때문에 소송 등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홈캐스트 관계자는 “공시를 통해 알렸듯이 임시주총은 적법하게 이뤄졌다”며 “문제가 있다면 법원에서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