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의 대표 차종 친퀘첸토(500)는 여성들이 더 좋아하는 자동차죠.”

김한주 피아트 영업소장(43)은 서울 청담동 강남전시장에서 기자와 만나 “이탈리아 국민차인 피아트 친퀘첸토는 깜찍한 디자인과 실용성으로 여성들이 선호하는 모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소장은 피아트의 전국 8개 전시장 중 유일한 여성 소장이다. 그는 지난해 말까지 9년 동안 크라이슬러 자동차를 판매했다. 남성 중심의 자동차 업계에서 여성 딜러로 일하며 2009~2011년 판매 3위에 올랐다. ‘남자보다 차 잘 파는 여성 딜러’로 불렸다. 김 소장은 “전시장에 오면 여자가 응대하는 걸 보고 남자 딜러부터 찾는 고객이 많았다”며 “그때마다 남자보다 나은 여자 딜러라고 소개했다”고 말했다.

11년 전인 2002년 32세의 늦은 나이로 BMW 딜러가 된 김 소장은 “학교 후배 때문에 얼떨결에 자동차 딜러일을 시작했다”며 “오히려 서른이 넘어 딜러가 되니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지금까지 일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차를 잘 팔 수 있었던 비결을 물으니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명확하게 밝히고 한 말은 반드시 지켰다”며 “신뢰를 주면 가격 할인이나 선물보다는 사람을 보고 차를 사러 온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피아트 출시와 함께 지점장으로 승진했다. 부담스럽지 않으냐는 질문에 “독특한 디자인의 여성 감성인 피아트를 맡으니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피아트는 자아를 표현하기 좋은 차입니다.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자신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죠.”

김 소장은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친퀘첸토의 판매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친퀘첸토는 대당 가격이 2000만원대로 사회초년생들의 첫 차로 크게 부담되지 않는 수입차”라며 “여성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수록 피아트도 거리에서 더 많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