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최고 국가신용등급 지위를 잃었다. 부진한 경제 성장과 국가부채 탓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2일(현지시간) 영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낮췄다고 발표했다. 영국이 ‘Aaa’ 등급을 잃은 건 1978년 이후 처음이다.

무디스는 “영국 경제는 1980~1990년대 침체기 때보다 느린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세입에도 차질을 주고 재정건정성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채 부담이 늘어나면서 2016년까지는 재정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정부의 능력도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제시해 추가 강등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경기 부진으로 ‘트리플딥(3중 경기침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영국의 국가부채 비중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68%에 달했다. 영국 정부는 2016년까지 96%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 2018년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 오즈번 재무부 장관은 “신용등급 강등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부채 문제를 냉혹하게 되새겨 주는 조치”라며 “긴축 정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