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체 NEC가 반도체 분야의 옛 라이벌인 한국 삼성그룹과 똑같이 오픽(OPIc)이라는 영어회화 시험을 오는 4월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NEC는 앞으로 3년간 자사와 다른 회사 직원 10만명에게 이 시험을 보게 할 계획이다.

NEC는 이를 위해 최근 오픽의 아시아 판권을 갖고 있는 삼성그룹에서 일본 지역 판권을 사들였다. 미국외국어교육평가전문위원회(ACTFL)가 만든 오픽은 기존 영어시험인 토익이나 토플과 달리 영어회화에 특화했다. 컴퓨터를 통해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되며 시험시간은 40분, 문제는 12~15개가량 주어진다. 토익 스피킹 시험과 달리 문항별 답변시간에 제한이 없고, 수험자가 시험 도중 난이도를 조절할 수도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삼성을 비롯 LG 한화 두산 등 1500여개 기업이 신입사원 채용 시나 해외 파견자 등을 선발할 때 오픽 시험 점수를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NEC가 오픽을 도입하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삼성의 해외 인재 육성 전략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다. 삼성처럼 세계적으로 사세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해외 사업을 담당할 인재의 효과적인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교도통신은 “삼성이 해외에 인재를 파견할 때 평가 기준으로 사용하는 오픽을 도입, 우수한 해외 파견 인력을 확보하자는 것이 NEC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