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문을 여는 인제오토테마파크가 개장 첫해 국제 자동차경주대회 10개를 유치했다. 모터스포츠 저변이 좁은 한국에서 단일 자동차경주장이 한 해 10개의 국제대회를 치르는 것은 처음이다.

○접근성·편의성 뛰어난 경주장

인제오토테마파크는 접근성과 편의성에서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대에 갈 수 있다. 차로 4~5시간 걸리는 전남 영암의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보다 수도권 모터스포츠 팬들을 끌어모으는 데 유리하다.

민간기업의 초반 마케팅 능력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인제오토테마파크를 건설 중인 인제오토피아는 태영건설, 포스코ICT, KRF가 공동 출자한 기업으로 앞으로 30년간 인제오토테마파크를 운영한다. 이곳은 139만9000㎡ 부지에 3.98㎞ 길이의 국제 경주장과 호텔(134실), 콘도(118실) 등 숙박시설, 자동차 교육 및 전시 체험시설을 모아놓은 자동차 종합단지다. 자동차 경주를 보고 숙박과 체험까지 즐기면서 돈을 쓰고 갈 수 있도록 한 것. 여름 휴가철 강원도를 찾는 관광객을 불러모으기 위해 8월 인제군과 함께 ‘바퀴축제(가칭)’를 열어 시너지도 노리고 있다.

○한국 선수 출전으로 흥행 노려

김도형 인제오토피아 본부장은 “국내 모터스포츠 발전과 흥행 성공 여부가 대회 유치의 기준”이라며 “드림카인 슈퍼카가 나오거나 한국 팀이 출전할 수 있는 대회를 중심으로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F1은 한국 선수가 없어 국내 팬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일본의 대표적 내구 레이스인 ‘슈퍼다이큐’가 5월26일 인제오토테마파크 개장 테이프를 끊는다. 내구 레이스는 400~500㎞를 달리는 장거리 경주로 경주차 1대당 2명의 드라이버가 번갈아 운전한다. 한국 레이싱팀도 출전할 수 있어 팬들의 관심을 끌기 좋다.

○8월은 모터스포츠 축제의 달

8월 한 달은 인제가 모터스포츠 축제로 들썩일 전망이다. 아시안 르망 시리즈가 8월4일 축제의 서막을 연다. ‘극한의 레이스’라 불리는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의 아시아판 시리즈로 람보르기니·아우디·페라리·포르쉐 등 시속 300㎞가 넘는 슈퍼카들이 3시간 동안 쉬지 않고 내구성을 겨룬다.

이날 메인 레이스에 앞서 서포트 레이스로 포르쉐 카레라컵 아시아, 아우디 R8 LMS컵, 페라리 챌린지 아시아 퍼시픽 등이 열린다. 포르쉐, 아우디, 페라리의 고성능 스포츠카가 한데 모여 질주하는 모습을 즐길 수 있다.

8월11일에는 2000㏄급 경주차가 달리는 ‘투어링카 시리즈 인 아시아’가 기다리고 있다.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아시아, 폭스바겐 시로코R컵, 포뮬러 마스터스 시리즈 등 굵직한 국제대회도 함께 열린다.

8월의 마지막 주말(25일)엔 아시아 최고 수준의 포뮬러(바퀴가 차체 밖으로 튀어나온 경주차) 경주대회인 ‘슈퍼포뮬러’가 펼쳐진다. 포뮬러원(F1)의 바로 아래 단계인 슈퍼포뮬러에서 한국 최초로 선발전을 통과한 김동은 선수가 출전한다.

○“내년엔 1개 더 유치”

개장 첫해 10개 대회를 유치한 인제오토피아는 내년엔 더 공격적으로 나선다. 김 본부장은 “국제대회 10개를 유치하니 중국과 호주의 자동차경주 주최 측에서 연락이 왔다. 협상을 통해 내년 10월쯤 또 하나의 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제오토피아는 인제오토테마파크 부지 매입과 건설 등에 2400억원을 쏟아부었다. 완공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연 3만~5만여명 유입되고, 국내 관광객도 70여만명이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