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에서는 3만5000가구에 이르는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들이 분양될 예정이다. 재개발·재건축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해 있지만 과거부터 착실히 사업을 진행해 온 곳은 속속 손님맞이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 예정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는 3만4454가구(재개발 2만3819가구, 재건축 1만635가구)다. 이들 아파트는 대부분 기존에 형성된 교통·교육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아 새 아파트를 노리는 인근 지역 실수요자들의 관심도 높은 편이다.

주요 분양 예정 단지를 살펴보면 우선 뉴타운 지역이 눈에 띈다. 오는 4월에는 서대문구 남가좌동에서 가재울뉴타운 4구역 분양이 진행된다. 총 4300가구(전용면적 40~175㎡) 규모의 대단지로 일반분양만 1411가구에 이른다. SK건설,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이 함께 지은 단지다.

GS건설·현대산업개발·삼성물산·대림산업이 함께 짓는 성동구 하왕십리동 왕십리뉴타운 1구역과 SK건설·현대건설·포스코건설이 시공한 왕십리뉴타운 3구역은 오는 6월로 분양이 잡혀 있다. 1구역은 1702가구(전용 36~148㎡), 3구역은 2182가구(전용 30~172㎡)로 이뤄졌다. 일반분양 물량은 각각 600가구, 495가구다.

재개발 구역에서도 대단지 아파트가 한꺼번에 쏟아진다. 대우건설은 5월 은평구 녹번1-3지구를 재개발해 1171가구(전용 59~114㎡)를 공급한다. 이 중 387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삼성물산은 영등포구 신길7구역과 11구역을 재개발해 오는 10월께 각각 1521가구(전용 39~140㎡), 913가구(전용 39~114㎡)를 내놓을 계획이다. 11월에는 서대문구 북아현1-1구역에서 현대건설이 1226가구(전용 37~119㎡) 중 263가구를 일반에 선보일 예정이다.

지역 랜드마크급 아파트를 재건축한 알짜 분양 단지도 눈길을 끈다. 삼성물산은 다음달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대치 청실’ 1608가구(전용 59~84㎡)를 분양한다. 11월에는 현대건설·삼성물산이 공동 시공하는 고덕 시영 재건축 3658가구(전용 59~192㎡)와 대림산업이 서초구 반포동에 짓는 한신e편한세상(옛 한신1차) 1487가구(전용 56~113㎡)가 분양 경쟁을 벌인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취득세 감면 연장 등으로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미리 알짜 분양단지를 차지하려는 발 빠른 수요자들이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사업 추진이 쉽진 않지만 일단 분양까지 이뤄지면 우수한 입지로 인기를 끄는 곳이 많다”며 “올해에는 대규모 뉴타운 등 알짜 분양단지가 적지 않아 내 집 마련 수요자라면 눈여겨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