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한강의 기적' 논란속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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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1970년대 ‘한강의 기적’을 이끌었던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이병철 삼성 창업주, 정주영 현대 창업주 등 3명의 이야기가 연극으로 재현된다. 민중극단이 창단 50주년 기념으로 14~24일 서강대 메리홀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한강의 기적-박정희, 이병철, 정주영’에서다.
민중극단은 ‘역사기록극’을 표방하는 이 연극의 총 연습을 지난 9일 대학로 정미소 극장에서 공개적으로 진행했다. 1961년 5·16 쿠데타부터 1977년 수출 100억달러 돌파 기념식까지 개발독재시대 경제성장 과정을 박정희와 이병철, 정주영 등 세 인물에 초점을 맞춰 다큐멘터리식으로 보여줬다. 쿠데타 직후 기업인 13명 구금 사건부터 한국경제인협회(현 전국경제인연합회) 출범,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시작, 한·일 협정 체결과 베트남 파병, 현대의 자동차산업 진출, 경부고속도로 착공, 삼성전자 설립, 1차 오일 쇼크, 중동 건설붐, 현대 조선소 건립 등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이 관련 자료 화면과 함께 극으로 촘촘하게 엮이며 파노라마식으로 숨 가쁘게 전개됐다.
대본을 쓰고 직접 연출한 정진수 씨는 “5·16 이전에 만난 적도 없는 이 세 사람이 세계가 경탄한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과정에서 어떻게 만나 서로 협력하고 때로는 갈등하며 한 시대를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첫 연극적 시도”라고 소개했다. 박기산 이병술 조현건 박봉서 장기용 등 관록의 배우들이 출연하고, 15대 국회의원(새정치국민회의)을 지낸 탤런트 정한용 씨가 해설자 역을 맡았다.
이 연극은 당초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공연예술센터가 운영하는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연극을 국공립극장에 올린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자 한국공연예술센터는 대관 승인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지난 6일 대관을 취소했다.
이종일 민중극단 대표는 이에 대해 “대관 절차상 문제는 극단이 아닌 센터 측 잘못으로 발생한 것”이라며 “재심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공연을 1주일여 앞두고 대관을 취소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정진수 씨도 “2011년 초연 때 큰 주목을 받지 못해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관심을 끌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일부 언론과 연극인들이 공연을 보지도 않고 ‘5·16 쿠데타 찬양·미화 연극’ 운운하며 시비를 거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민중극단은 ‘역사기록극’을 표방하는 이 연극의 총 연습을 지난 9일 대학로 정미소 극장에서 공개적으로 진행했다. 1961년 5·16 쿠데타부터 1977년 수출 100억달러 돌파 기념식까지 개발독재시대 경제성장 과정을 박정희와 이병철, 정주영 등 세 인물에 초점을 맞춰 다큐멘터리식으로 보여줬다. 쿠데타 직후 기업인 13명 구금 사건부터 한국경제인협회(현 전국경제인연합회) 출범,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시작, 한·일 협정 체결과 베트남 파병, 현대의 자동차산업 진출, 경부고속도로 착공, 삼성전자 설립, 1차 오일 쇼크, 중동 건설붐, 현대 조선소 건립 등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이 관련 자료 화면과 함께 극으로 촘촘하게 엮이며 파노라마식으로 숨 가쁘게 전개됐다.
대본을 쓰고 직접 연출한 정진수 씨는 “5·16 이전에 만난 적도 없는 이 세 사람이 세계가 경탄한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과정에서 어떻게 만나 서로 협력하고 때로는 갈등하며 한 시대를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첫 연극적 시도”라고 소개했다. 박기산 이병술 조현건 박봉서 장기용 등 관록의 배우들이 출연하고, 15대 국회의원(새정치국민회의)을 지낸 탤런트 정한용 씨가 해설자 역을 맡았다.
이 연극은 당초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공연예술센터가 운영하는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연극을 국공립극장에 올린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자 한국공연예술센터는 대관 승인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지난 6일 대관을 취소했다.
이종일 민중극단 대표는 이에 대해 “대관 절차상 문제는 극단이 아닌 센터 측 잘못으로 발생한 것”이라며 “재심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공연을 1주일여 앞두고 대관을 취소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정진수 씨도 “2011년 초연 때 큰 주목을 받지 못해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관심을 끌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일부 언론과 연극인들이 공연을 보지도 않고 ‘5·16 쿠데타 찬양·미화 연극’ 운운하며 시비를 거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