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규모가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가 지난해 11월부터 반등세를 이어가 2000선을 회복하면서 ELS 조기상환 자금과 함께 일부 대기자금 등이 ELS로 투입, 발행금액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저금리 기조 지속과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하향 등 역시 ELS 수요 확대에 일조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1월 ELS 발행 8개월만에 최고…조기상환 재투자·세제 영향
12일 동양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ELS 발행금액은 전월 대비 16.8%(6449억원) 증가한 4조473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5월(ELS 발행 규모 4조7682억원) 이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발행 규모가 늘면서 지난달 발행건수 역시 전월 대비 35.3%(416건) 증가한 1592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월지급식 ELS 수요가 늘어났다는 진단이다.

이에 지난달 발행 ELS는 기초자산 유형별로 해외 지수형이 49.3%에 달했고, 지수형(35.6%), 종목형(12.6%), 혼합형(2.5%) 등 순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기초자산을 3개 활용한 상품의 비중이 19.1%(8554억원)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해외 지수형 발행 규모 증가는 전월 대비 2배에 달했는데, 대부분의 월지급식 ELS가 수익률 보전을 위해 국내지수 및 해외지수를 공통으로 활용한 ELS를 다수 발행했기 때문"이라며 "기존 원금비보장형 ELS의 감소 보다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하기 위한 월지급식 ELS 투자가 더욱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ELS 상품들의 조기상환도 크게 늘었다. NICE채권평가가 집계한 지난달 ELS 조기상환건수는 전월 대비 67.6%(265건) 증가한 657건을 기록했다.

지홍식 NICE채권평가 연구원은 "저가에 발행된 상품들의 조기상환이 코스피 2000선 회복 등과 맞물려 크게 늘었고, 조기상환 자금이 재차 ELS로 재투자됐다"며 "실제 지난달 수익률 46%로 조기상환된 ELS는 우리금융·한국전력을 기초자산으로 2년 반 전께 발행된 ELS"라고 분석했다.

이에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하향과 저금리 기조, ELS 조기상환 등이 맞물리면서 지난달 증권사 영업점에선 월지급식 상품을 중심으로 ELS 상품 판매가 늘었다고 전했다.

김진식 KB투자증권 도곡PB센터장은 "통상 ELS 발행 이후 6개월 뒤 조기상환 시점이 돌아오는데 국내 증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지난해 7월께 발행된 ELS의 조기 상환이 잇따랐다"고 말했다.

이동희 한화증권 갤러리아지점장도 "증권사 점포에 월지급식 ELS와 브라질 국채 등 절세상품 관련 문의가 최근 많아졌다"면서 "다만 최근 들어서는 증시가 주춤한 만큼 자산가들이 투자에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시작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