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라는 말은 어린아이가 엄마, 아빠라는 말과 함께 인생 초기에 배우는 말이다. 대개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과자를 사주었을 때 감사하라고 가르치는 것이 감사의 시작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감사의 첫 번째 단계는 받은 것에 대한 감사이다. 주로 외부에서 나에게 은혜를 베풀 때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생일, 입학, 졸업 때 등 물질적인 선물을 받거나 차에서 내릴 때 문을 열어주거나 건물에 들어갈 때 문을 열고 잡아주거나 비 올 때 우산을 들어주는 친절함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에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의 감사는 주는 감사이다.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내가 이바지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감사 단계다. 친구에게 밥을 살 수 있어 감사하고, 어려운 이웃에게 베풀 것이 있어 감사하며, 국세청에서 재산세 납부 통보를 받고 세금을 낼 수 있는 재산이 있음에 감사하고, 국가 재정에 국민으로서 이바지할 수 있는 것을 감사하고 남자라면 신체검사에 합격하고 군대에 갈 수 있게 심신이 건강함에 감사하는 것 등이 이 단계다.

세 번째 단계는 미리 감사 단계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단계까지가 일어난 결과에 대한 감사로서 결과 감사라고 한다면 세 번째 단계는 일어날 것에 대해 미리 감사하는 단계다.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실험해볼 만하다. 골프장에 가기 전에 미리 도우미에게 줄 수고료를 “수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쓴 봉투에 준비했다가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슬며시 전해주면 도우미들이 매우 행복해하고, 그날의 점수는 다른 날의 점수보다 두세 점 좋아질 것이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미리 감사하면 분명하게 효과가 있다. 그러나 미리 감사는 확신이 없으면 실행하기 쉽지 않다.

네 번째 단계는 모두 감사 단계이다.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길흉화복(吉凶禍福)에 감사하는 단계다. 모든 사람과 사물에 대해 의식적으로 소중하게 생각하며 감사하는 것이다. 나로호가 두 번 학습을 시키고 세 번째 성공했는데 첫 번째와 두 번째를 실패라고 하지 않고 소중한 배움의 기회였다고 가치 있게 생각하며 감사하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가치 있게 생각하기 위해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그것은 우리가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과 사물을 가치 있게 생각하며 감사하자.

제갈 정웅 < 대림대 총장·시인 gratitudeall@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