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이틀째 상승했다.

외환 당국의 추가 규제 부담감과 함께 미국발(發) 경제지표 부진 소식이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50원(0.32%) 오른 108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발표된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에 대한 실망감 등으로 2.00원 상승 출발했으나 월말 수출업체 네고물량(달러 매도)이 유입되며 하락 반전해 저점을 1086.70원으로 낮추는 모습이었다.

이후 역외 달러 매수세와 네고물량이 줄다리기를 벌이며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고, 전날 종가보다 소폭 상승한 1080원대 후반에서 장을 마쳤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0.1% 감소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0.1% 증가였다.

또한 전날 최종구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선물환포지션 산정 때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분에 가중치를 두거나 외환거래에 세금을 배기는 방안을 바탕으로 하는 '한국형 토빈세'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최근 급등락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날 환율은 변동성이 축소되는 장세였다"며 "미국 경제지표 소식과 전날 외환 당국의 추가 규제 부담에 상승 압력이 좀 더 강했다"고 평가했다.

외환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보합권에서 움직이며 1080원대 후반 자리 찾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외환 당국의 추가 규제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통상 명절을 앞두고 원화에 대한 필요성에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유입되는 현상이 있어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당분간 1080원대 후반에서 큰 변동성 없는 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엔·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26엔(0.29%) 내린 90.93엔을 나타내고 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