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28일 이동통신3사가 롱텀에볼루션(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도입하지만 소비자에게나 통신사에게나 모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소비자들은 오는 31일부터 가입이 가능하고, 통신사는 4월 30까지 3개월간 한시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한 후 연장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 25일 오전 LG유플러스가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전격적으로 출시했다. 이어서 오후에는 KT가, 26일에는 SK텔레콤이 유사한 요금제를 출시했다. 3사의 요금제는 모두 비슷하다.

LG유플러스의 무제한 요금제는 9만5000원, 11만원, 13만원의 세가지로 출시됐다. 월 기본제공 데이터는 각각 14GB, 20GB, 24GB이고, 기본제공 데이터를 모두 소진할 경우 일일 3GB까지 LTE 속도로 데이터를 추가로 사용 가능하다. 다시 이를 모두 소진할 경우에는 2Mbps(3G에서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 수준)의 속도로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완전한 무제한이라기보다는 LTE와 3G의 하이브리드 요금제로 볼 수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통 3사가 모두 3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을 당시에는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5만5000원 요금에서부터 무제한 데이터 사용이 가능했다"며 "소비자들은 환호했고, 투자자들은 데이터 트래픽 급증에 따른 투자비 부담과 ARPU 상승에 사실상 천정이 가해진 점에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2011년 7월 LTE가 상용화된 이후 통신사들은 LTE에서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LTE 상용화 이후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그 약속은 깨졌다.

김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입장에서 '무제한'이라는 용어는 일종의 트라우마처럼 작용하겠지만 적어도 지금 출시되는 무제한 요금제는 소비자나 투자자 모두에게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요금제 수준이 매우 높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의 최소 요금 수준은 매우 높다. KT와 LG유프러스는 9만5000원부터 3가지 요금제를, SK텔레콤은 10만9000원의 한 가지 요금제를 출시한다.

LTE 사용자의 ARPU(월평균 사용금액)는 5만원 안팎이다. 그는 약정할인을 감안하면 평균적으로 6만2000원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다며 따라서 평균적인 사용금액보다 최소 3만원 이상을 더 지불해야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LTE 기본 요금제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비교해보면 헤비유저를 대상으로 1만원 가량의 상향판매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KT와 LG유플러스 모두 기본 요금제의 850 상품과 무제한 요금제의 950 상품은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14GB로 동일해 월 1만원을 더 지불하면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850 이상의 요금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무제한 요금제로의 이동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본 요금제의 850 상품에서 제공하는 월 14GB 이상을 필요로 하는 사용자들은 얼마나 될까? 대신증권의 추정으로는 약 16만명 가량이 타깃고객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무선테이터 트래픽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LTE 가입자의 상위 1%가 월평균 14.7GB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의 사용량은 6.2GB이고 전체 LTE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1.7GB이다. 상위 1%면 현재 LTE 가입자 1600만명을 기준으로 볼 때 약 16만명 정도이다.

그는 이번에 출시하게되는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소비자들이 보편적으로 가입하게 되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 환호할 일도 투자자 입장에서 실망할 일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