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많은 잠언과 위로들이 있지만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다’는 시구처럼 잔잔한 울림을 주는 말이 또 있을까요. 일본의 101세 시인 시바타 도요가 지난 20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시와는 전혀 무관했던 그는 92세에 아들의 권유로 시를 쓰기 시작해 98세에 첫 시집 ‘약해지지 마’를 냈습니다.

주름처럼 긴 세월을 살아낸 할머니의 나지막한 위로는 말이 아니라 삶 자체였습니다. ‘천국에 가면 햇살이 되고 바람이 돼 여러분을 응원하겠다’고 했던 그를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습니다. 이제 햇살과 바람은 지금보다 더 따뜻하게, 고맙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