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예상에 부합하는 실적"이라며 "올해도 하이엔드 스마트폰 판매가 삼성전자 실적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여 신제품이 출시되는 상반기에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5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8조8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44%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18.51% 늘어난 56조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매출액은 200조1036억원, 영업이익은 29조9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1.8%, 85.6% 늘었다.
사업부문별로는 핸드폰 부문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줄어든 반면 TV 등 가전 부문이 호전된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4분기 IM(핸드폰)부문 영업이익은 5조44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 감소했다. CE(가전)은 74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7% 증가했고 반도체도 1조4200억원으로 39% 늘었다. DP(디스플레이)는 1조1100억원으로 5% 줄었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휴대폰 부문 영업이익이 3분기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히려 소폭 하향됐다"며 "마케팅 비용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TV는 예상보다 호전됐는데 미국 추수감사절 등의 영향으로 하이엔드 제품이 많이 팔렸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휴대폰 부문은 마케팅 비용이 전분기 대비 약 3000억원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소폭 하락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내부 매출이 많아지면서 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소폭 줄어들고 CE가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증시전 문가들은 올 1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은 전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줄겠지만 올 상반기에 비중을 확대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애플의 경쟁력이 줄고 있고 삼성전자가 2분기에 갤럭시S4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서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8조4000억~8조8000억원, 연간으로는 36조~40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서 연구원은 "1분기는 정보통신(IT)의 계절적 비수기이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4분기보다는 다소 낮을 수 있지만 스마트폰 최대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1분기에도 스마트폰 판매가 전분기 대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노 연구원도 "하이엔드 스마트폰 판매는 마케팅이 중요한데 마케팅 비용을 쓸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다"며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이엔드 스마트폰을 8000만대 팔았는데 올해는 1억대를 무난히 넘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상반기 중 영업이익이 유지되거나 상승할 것으로 확실시되는 기업이 많지 않고, 갤럭시S4 기대감 등에 삼성전자는 당장 다음주라도 반등할 수 있다"며 "150만원 밑에서는 계속 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아이폰5가 예상보다 잘 안 팔리면서 스마트폰 시장이 점차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에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빠졌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조정을 받겠지만 스마트폰 판매 호조세는 여전해 올 연말에는 190만원 정도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 노정동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