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3시리즈 사고 싶어요. 디자인이 예쁘잖아요."

지난 24일 찾은 서울 회기동의 한국외대. 복학생 김민중 씨(남·경영2)는 "앞으로 차를 구매하게 된다면 디자인 예쁜 수입차를 사고 싶다"며 BMW 3시리즈를 첫 손에 꼽았다. 졸업 후 어떤 직업을 갖고 수입은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국산차보다 수입차가 멋있고 흔한 차는 타고 싶지 않다는 게 김 씨의 생각이다.

또 다른 남학생 박경신 씨(한국외대·자율전공3)는 벤츠 CL65 AMG를 타는 게 꿈이다. 그는 "첫 차를 타게 되면 아마도 30대 초반이 될 것 같은데 그 나이에 구매하기는 조금 비싸지만 꼭 사서 남들과 차별화를 두고 싶다"며 "차 자체가 세련됐고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어서 이 모델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신촌에서 만난 최업준비생 최준배 씨(연세대·심리3)도 차를 선택할 때 디자인을 우선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드림카'는 폭스바겐.

최 씨는 "폭스바겐의 골프 컨버터블이 디자인도 예쁜데 가격 또한 국산차와 비교해 많이 비싸지 않다"며 "폭스바겐 외에도 수입차 중 눈길이 가는 차가 많다"고 밝혔다.

같은 대학에 다니는 김민규 씨(경제3)는 "국산차는 이전에 인터넷에 논란이 됐던 '수출용 국산용 부품의 차별 논란'으로 인해 믿음이 크지 않다"면서 "성능 좋고 멋있는 아우디를 끌고 다니면서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대학생들의 수입차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소재 대학생들은 대체로 국산차보다 수입차를 사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최근 20대 젊은 층 사이에 자동차는 운송수단에서 나아가 개성과 멋을 표현하는 라이프스타일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 또한 젊은세대 고객 잡기에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튀는 디자인에 비교적 부담이 적은 3000~4000만원대 소형차 모델을 선보이는 것. 다음달 출시를 앞둔 피아트 500을 비롯해 폭스바겐 폴로와 신형 골프, 미니 페이스맨, 벤츠 A클래스 등이 젊은 층을 겨냥하고 있다.

BMW 매장 영업사원 장유진 씨(30)는 "요즘 매장 방문 고객 10팀 중 3~4팀은 20대에서 30대 초반"이라고 귀뜀했다.

그는 "제작년부터 수입차 가격이 내리고 있어 이전처럼 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차가 크지 않다"며 "아직까지는 성능 또한 독일의 것을 국산차가 따라오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디자인도 예뻐 다양한 면에서 젊은 층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1년부터 유럽에 이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서 수입 자동차는 관세 인하로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 수입 관세는 앞으로 수년 내에 완전히 없어질 예정이다.

최근 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 마케팅인사이트의 리포트에 따르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오는 2015년께는 약 15.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 수입차 매장 관계자는 "향후 5년 내 수입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20%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본다"며 "서울 시내 자동차 5대 중 1대는 수입차가 되는 풍경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오정 인턴기자 koj8992@naver.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