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삼성전자 사장을 지낸 황창규(59) 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장(59)의 사회학과 초빙 교수 임용 계획을 철회했다.

서울대 사회학과는 황 단장의 초빙 교수 임용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중단해 줄 것을 본부에 요청했으며 이는 임용 백지화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고 21일 밝혔다.

사회학과 교수진은 이날 사회학과 홈페이지에 성명서를 올려 “일련의 성명 사태와 언론의 보도 속에서 황창규 박사의 뜻과 교수진의 의지가 왜곡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우려와 이에 동감한 황 박사의 결단으로 임용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수진은 이어 “1년 단위로 계약하는 한시적 직위인 초빙교수 임용 결정은 학생 협의를 필요로 하는 사안이 아닌 학생들이 교수들의 비전과 고민을 믿고 따라줘야 할 행정절차에 가깝다”며 “교수들과 내부 논의를 거치지 않은 채 임용 반대에 나선 학생들에게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교수진은 또 “황 박사의 초빙을 ‘노동을 버리고 자본의 편에 서는’ 것으로 읽어내는 시선으로는 사회학을 20세기의 낡은 패러다임으로부터 구제할 수 없다”며 “사회학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열린 자세가 일부 학생들의 행동으로 인해 왜곡된 것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사회대는 지난달 황 단장을 사회학과 초빙교수로 영입한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사회학과 대학원생들과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학내 진보단체 등이 반발해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학내 논란이 지속됐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