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좀 봐 주세요! (찰~칵)” 기자의 한 마디에 CJ 신입사원들은 ‘빵’ 터졌다. 의미 없는 말에도 마냥 웃었다. 연일 밤늦도록 강행군이었지만 피곤한 기색이 하나 없었다. 이들 역시 몇달 전까지만 해도 서류전형에서부터 면접 스터디를 준비하며 초조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취업준비생’들이었다.

지난해 CJ그룹 신입사원으로 뽑힌 900여명은 지난 연말부터 300명씩 세 차례로 나뉘어 제주도 한라산 중턱에 있는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입문교육을 받고 있다. 1월4일 교육을 마친 1차수 신입사원들은 가장 먼저 계열사 입문교육에 들어갔다. 2차수 사원들의 연수 8일째인 지난 15일, 한경잡앤스토리가 신입사원들의 연수 현장을 찾았다. 마침 이 날은 글로벌데이로 ‘강유문화 탐구생활’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CJ WAY인 ‘정직’ ‘열정’ ‘창의’를 각각 게임을 통해 습득하는 시간을 갖고 있었다.

◆CJ문화 체험~23㎞ 행군~공부방 재능기부

신입사원들의 CJ문화 체험은 사칙연산에서부터 출발했다. ‘1부터 9를 사칙연산과 괄호를 이용해 다섯 가지 방법으로 100을 만드시오.’ 여기저기서 탄식이 나왔다. 될 듯하면서도 좀처럼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신입사원들 사이에서 돌연 함성이 터졌다. “됐어? 됐어? 와, 가자!” 이어 미션 지령이 담긴 QR코드를 받은 조장의 인솔 하에 이들은 다음 장소로 달음박질쳤다.

휴대폰으로 QR코드를 찍어봤다. ‘PASSION(열정)을 상징하는 사진을 찍으시오.’ 이번 미션의 키워드는 ‘열정’이다. 지령에 따라 신입사원들은 연수원 앞 공터로 모여들었다. 땅바닥에 구르고, 서로 손을 맞잡으며 이들은 온몸으로 단어를 형상해냈다. “몸을 조금만 더 둥글게 말아봐요.” “더 높게 뛰어야죠!” 수십 차례 스마트폰 셔터를 눌러댄 끝에 조원들은 다시 산 중턱을 뛰어 올라갔다.

사진을 확인받고 돌아오는 조원들을 따라가니 이번엔 기숙사 앞에 파란색 패딩점퍼를 입은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줄 맨앞으로 시선을 돌리자 한 조씩 둥글게 모여 앉아 미션을 수행하고 있었다. 이후로도 제기차기, 구보 등 미션이 이어졌고 1, 2등 조에는 간식이 돌아갔다.

◆“빨리 현업에서 일하고 싶어”

CJ는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신입사원들의 애사심을 고취시켰다. 지난 14일 글로벌데이를 맞아 민희경 CJ인재원장은 ‘맥도날드를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원장은 “애플의 아이패드 광고는 전 세계가 똑같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나라마다 개성에 맞는 광고로 더 주목받고 있다”며 “이게 바로 우리 CJ가 추구하는 ‘로컬’ 글로벌”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8일에는 제주 올레길~강정포구~중문비치 등 23㎞를 걸으며 미션을 수행하는 ‘열정 여행(Journey of passion)’이 이어졌다. 또 ‘CSR데이’엔 신입사원들은 하루 동안 제주도 전역 30여개 지역아동센터(공부방)로 흩어져 재능을 기부하기도 했다.

CJ E&M 방송콘텐츠 부서에 입사하게 된 이현영 씨(27·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 졸)는 “면접전형이 길어 힘들었는데 이렇게 제주도 연수에 와보니 그간의 어려움이 모두 사라져 좋았다”며 “앞으로 세계를 빛낼 매력적인 콘텐츠를 개발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박천호 CJ프레시웨이 푸드 디스트리뷰션 신입사원(29·경희대 국제학과 졸)은 “10년 동안이나 대학을 다니면서 회사라는 새 조직에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연수를 통해 그런 걱정이 사라졌다”며 “빨리 현업에 배치돼 앞으로 CJ 식자재가 중국 등 해외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이도희 한경잡앤스토리 기자 tuxi0123@jobn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