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 "자유투 100개 쏘고 아침밥 함께…만년꼴찌팀 1위 비결은 一心同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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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이 만난 사람 (3) 문경은 SK나이츠 감독
“젊은 나이에 감독으로 3년 계약했다고 축하받았지만 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덤볐습니다. 일찍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감독으로서 ‘모래알 조직력’이란 소리를 들었던 팀을 하나로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였습니다.”(문경은 SK 나이츠 감독)
선수 시절 ‘람보슈터’로 한국 농구를 이끌었던 초보 감독이 한국프로농구(KBL)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해 정식 감독으로 취임한 문 감독(42)은 10년 동안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던 SK 나이츠를 최고의 팀으로 바꿨다. SK 나이츠는 올 시즌 2위와 3게임 차 단독 1위. 지난 19일 홈경기 12연승으로 KBL 홈 최다 연승 타이 기록까지 세우는 강팀으로 변모했다.
문 감독을 인터뷰하기 위해 용인시 양지면의 SK나이츠양지체육관을 찾았을 때 그는 팀 식당에서 선수들과 대화하며 밥을 먹고 있었다.
문 감독은 “시즌 중에는 선수들과 함께 숙소에서 동고동락하고 있다”며 “감독이라고 나만 가족과 함께 지내면 팀의 슬로건인 ‘We are the One(우리는 하나)’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3월 감독 계약 체결 후 ‘만년 꼴찌’ 소리를 듣던 팀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체육관에 ‘We are the One’이란 대형 슬로건부터 걸었죠. 팀이 하나가 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선수들 사이의 믿음, 코칭 스태프와 선수단의 믿음이 최우선이고요.”
팀워크를 끌어올리기 위해 10여가지의 룰을 정착시켰다. 선수들에게는 아침에 일어나 자유투 100개를 쏘고 아침 식사를 하도록 했다. 함께 모여 하루를 시작하자는 의미였다. 훈련 시간에 1분이라도 늦으면 선수단 자체에서 벌금을 내도록 했다. 팀이 하나의 운명 공동체라는 것을 선수들 스스로 깨닫게 한 것이다.
젊은 감독의 가장 큰 무기는 무엇일까. 그는 “소통”이라고 했다. “선수들과 수시로 개인 면담을 가진 뒤 개별적으로 약속을 하고 관리에 들어갑니다. 대화를 통해 선수들에게 다가가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본인이 해야 할 일을 인정하도록 한 뒤 이를 지키도록 하죠.”
예를 들어 김민수 선수에게는 수비 가담과 리바운드를 적극적으로 시도할 것을 주문했다. 선수별 맞춤형 지도인 셈이다. 이 같은 시도로 팀은 시즌 개막 후 1라운드를 7승2패로 마치며 강팀으로 변모했다. 시즌 초반 잡은 선두를 놓치지 않고 1월 초 10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를 굳혔다. 개막 전 6강을 목표로 했던 그는 “연패만 하지 않으면 된다. 이제는 우승이 목표”라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슈터에서 초보 감독으로 1위를 달리며 승승장구하는 그에게도 바닥까지 떨어진 시절이 있었다.
“언제나 팀의 간판 선수로 뛰어왔는데 SK 나이츠로 이적하니 나이는 어쩔 수 없더군요. 은퇴 전 3년 동안엔 벤치에 앉아 39분50초 동안 워밍업만 하다가 마지막 10초 뛰는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여기까지인가’라는 생각에 은퇴를 결정했어요. 마침 신선우 감독님이 기회를 주셔서 3개월 동안 전력분석원으로 일했습니다. 이후 2군 코치까지 했는데 이때까지의 3~4년이 가장 힘들었죠.”
그는 힘든 시기를 뚜렷한 목표의식으로 견뎌냈다고 했다. “나이 45세엔 감독이 돼야겠다는 목표를 뚜렷하게 세웠습니다. 지도자 수업을 최소 5년은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러던 중 기회가 일찍 찾아왔다. 지난 시즌 감독대행을 맡았던 그가 작년 봄 구단과 3년의 정식 감독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 감독은 실패하면 다시 농구판으로 돌아오기 힘듭니다.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비시즌 동안에 코치처럼 부지런히 준비했어요. 잃을 게 뭐 있느냐는 생각으로 코치들과 죽기살기로 뛰었습니다. 시즌 중에도 부상을 피하기 위해, 연전이 예정돼 있어도 체력 안배를 하기보다는 매 게임 전력투구하고 있습니다. 그런 게 젊은 감독 아니겠어요?”
용인=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선수 시절 ‘람보슈터’로 한국 농구를 이끌었던 초보 감독이 한국프로농구(KBL)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해 정식 감독으로 취임한 문 감독(42)은 10년 동안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던 SK 나이츠를 최고의 팀으로 바꿨다. SK 나이츠는 올 시즌 2위와 3게임 차 단독 1위. 지난 19일 홈경기 12연승으로 KBL 홈 최다 연승 타이 기록까지 세우는 강팀으로 변모했다.
문 감독을 인터뷰하기 위해 용인시 양지면의 SK나이츠양지체육관을 찾았을 때 그는 팀 식당에서 선수들과 대화하며 밥을 먹고 있었다.
문 감독은 “시즌 중에는 선수들과 함께 숙소에서 동고동락하고 있다”며 “감독이라고 나만 가족과 함께 지내면 팀의 슬로건인 ‘We are the One(우리는 하나)’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3월 감독 계약 체결 후 ‘만년 꼴찌’ 소리를 듣던 팀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체육관에 ‘We are the One’이란 대형 슬로건부터 걸었죠. 팀이 하나가 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선수들 사이의 믿음, 코칭 스태프와 선수단의 믿음이 최우선이고요.”
팀워크를 끌어올리기 위해 10여가지의 룰을 정착시켰다. 선수들에게는 아침에 일어나 자유투 100개를 쏘고 아침 식사를 하도록 했다. 함께 모여 하루를 시작하자는 의미였다. 훈련 시간에 1분이라도 늦으면 선수단 자체에서 벌금을 내도록 했다. 팀이 하나의 운명 공동체라는 것을 선수들 스스로 깨닫게 한 것이다.
젊은 감독의 가장 큰 무기는 무엇일까. 그는 “소통”이라고 했다. “선수들과 수시로 개인 면담을 가진 뒤 개별적으로 약속을 하고 관리에 들어갑니다. 대화를 통해 선수들에게 다가가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본인이 해야 할 일을 인정하도록 한 뒤 이를 지키도록 하죠.”
예를 들어 김민수 선수에게는 수비 가담과 리바운드를 적극적으로 시도할 것을 주문했다. 선수별 맞춤형 지도인 셈이다. 이 같은 시도로 팀은 시즌 개막 후 1라운드를 7승2패로 마치며 강팀으로 변모했다. 시즌 초반 잡은 선두를 놓치지 않고 1월 초 10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를 굳혔다. 개막 전 6강을 목표로 했던 그는 “연패만 하지 않으면 된다. 이제는 우승이 목표”라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슈터에서 초보 감독으로 1위를 달리며 승승장구하는 그에게도 바닥까지 떨어진 시절이 있었다.
“언제나 팀의 간판 선수로 뛰어왔는데 SK 나이츠로 이적하니 나이는 어쩔 수 없더군요. 은퇴 전 3년 동안엔 벤치에 앉아 39분50초 동안 워밍업만 하다가 마지막 10초 뛰는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여기까지인가’라는 생각에 은퇴를 결정했어요. 마침 신선우 감독님이 기회를 주셔서 3개월 동안 전력분석원으로 일했습니다. 이후 2군 코치까지 했는데 이때까지의 3~4년이 가장 힘들었죠.”
그는 힘든 시기를 뚜렷한 목표의식으로 견뎌냈다고 했다. “나이 45세엔 감독이 돼야겠다는 목표를 뚜렷하게 세웠습니다. 지도자 수업을 최소 5년은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러던 중 기회가 일찍 찾아왔다. 지난 시즌 감독대행을 맡았던 그가 작년 봄 구단과 3년의 정식 감독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 감독은 실패하면 다시 농구판으로 돌아오기 힘듭니다.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비시즌 동안에 코치처럼 부지런히 준비했어요. 잃을 게 뭐 있느냐는 생각으로 코치들과 죽기살기로 뛰었습니다. 시즌 중에도 부상을 피하기 위해, 연전이 예정돼 있어도 체력 안배를 하기보다는 매 게임 전력투구하고 있습니다. 그런 게 젊은 감독 아니겠어요?”
용인=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