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러시아에서 스푸트니크 1호가 발사된 이후 55년 동안 각국이 쏘아올린 인공위성의 정확한 숫자는 아무도 모른다. 각국이 비밀리에 발사한 군사위성과 첩보위성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산하 우주과학데이터보관소(NSSDC)가 공식적으로 식별번호를 매긴 인공위성은 6916개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1만개 이상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가운데 제대로 활동하는 위성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 한다고 한다. 나머지는 수명이 다했거나 고장으로 폐기된 위성들이다.

인공위성의 수명은 짧게는 1~3년, 길게는 20년 이상이다. 하지만 각 인공위성의 수명은 정확하게 예상하기 어렵다. 태양광 을 연료로 쓰기 때문에 전지의 성능에 따라 수명이 결정된다. 수명을 다했거나 고장난 위성들은 지구 주위를 맴돌면서 우주쓰레기가 된다. 위성끼리 충돌해 생긴 파편들이나 갑작스런 폭발로 인한 잔해들 역시 우주쓰레기다.

현재 지구 주변의 궤도를 따라 떠돌고 있는 직경 10㎝이상 우주쓰레기는 1만6000개에 이른다고 한다. 우주쓰레기는 우주로켓을 발사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나로호를 발사할 때도 우주쓰레기를 피하기 위해 치밀한 사전작업을 했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선 우주쓰레기를 제거하려는 연구가 한창이다.

당장은 궤도를 이탈해 지구 대기권으로 추락하는 위성들이 더 걱정이다. 추락하는 위성은 대부분 대기권에 진입할 때 타버리지만 일부 열에 강한 잔해들이 지구로 떨어진다.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이 경쟁적으로 발사한 위성들 가운데 열에 강한 장비들이 특히 많다고 한다. 지난해 1월에는 러시아 화성탐사선 포브스 그룬트가, 2011년 11월에는 독일 로사트위성이 각각 지구에 추락했다.

러시아 인공위성 ‘코스모스1484’가 24~26일께 지구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1일부터 한국천문연구원 내에 우주물체 감시상황실을 마련해 추락 상황을 분석하고 대국민 알림서비스를 하기로 했다. 코스모스1484는 러시아가 1983년 쏘아올린 지구원격탐사용 인공위성이다. 무게가 2500㎏이나 된다. 잔해가 바다에 떨어지면 다행이지만 도심 한복판에 떨어지기라도 하면 가공할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용도폐기돼 추락하는 인공위성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이제 지상의 위험뿐 아니라 하늘에서 떨어지는 위성도 조심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