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개인정보를 사들여 만든 위조 신용카드로 수억원을 사용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로 서모씨(35) 등 3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과 함께 카드를 사용한 송모씨(43)와 카드깡 업자 김모씨(62)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서씨 등은 해외 인터넷사이트에서 외국인 신용카드 회원 정보를 사들여 신용카드 200여장을 위조하고 이를 이용해 지난해 6월부터 7개월간 서울과 경기도 일대의 유흥주점과 편의점 등에서 1300여회에 걸쳐 2억원을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과거에도 카드를 위조해 복역한 전과자들로 출소 후 별다른 소득이 없자 ‘엠보싱기’(공카드에 카드번호를 양각하는 기계), ‘리더&라이터’(공카드 마그네틱안에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는 기계) 등 신용카드 위조 장비를 갖추고 범행에 나섰다. 이들은 공카드 앞면에 국내 카드사의 문양과 로고를 새기고, 마그네틱 선 안에 외국인의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는 수법으로 신용카드를 위조했다. 위조에 사용한 신용카드 정보는 레바논에 서버를 둔 인터넷 사이트에서 1건당 미화 27달러를 주고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신용카드로 담배를 구매한 뒤 1보루당 1만5000원에 강남일대 유흥주점에 되팔아 현금을 마련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속칭 ‘카드깡’을 통해 현금화 한 돈으로 업소 여종업원들에게 팁까지 줬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범죄에 이용된 사이트 서버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담당 경찰관은 “국내 카드결제 단말기 대부분이 마그네틱용이라 위조카드가 쉽게 유통될 수 있는 만큼 위조가 힘든 IC칩용 카드로 빨리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