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부는 시대 상황과 저마다의 국정철학에 맞춰 정부조직을 개편해왔다.

1993년 2월 출범한 김영삼 정부는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위해 개편의 원칙으로 효율성과 민주성을 내세웠다. 김영삼 정부는 세 차례에 걸쳐 정부조직을 손질했다. 1993년 1차 개편에선 정부 부처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문화부와 체육청소년부를 합쳐 문화체육부, 상공부와 동력자원부를 합쳐 상공자원부로 만들었다.

1994년 2차 개편은 국제화·세계화에 맞춰 이뤄졌다. 국가의 재정정책과 예산 기능을 아우르기 위해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를 재정경제원으로 합쳤다. 통상지원정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상공자원부를 통상산업부로, 정보통신 사업체계를 보강하기 위해 체신부를 정보통신부로 바꿨다. 환경처는 환경부로 승격됐다. 1996년엔 중소기업청,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을 새로 만들었다.

김대중 정부는 정부조직을 세 차례 손봤다. 1차 개편 땐 전 정권의 2원14부5처14청 체제를 17부2처16청으로 바꿨다. 대통령 직속기구로 기획예산위원회를 신설했다. 재정경제원은 재정경제부로 바꾸고 외무부엔 통상교섭본부를 새로 만든 뒤 외교통상부로 이름을 바꿨다. 내무부와 총무처는 행정자치부로 합쳤고 통상산업부는 산업자원부로 탈바꿈했다. 1999년 이뤄진 2차 개편에선 기획예산위원회와 예산청을 합쳐 기획예산처로 하고 중앙인사위원회를 꾸렸다. 3차 개편 때 경제부총리, 교육부총리를 만들었다. 아울러 여성부를 신설해 18부4처16청이 됐다.

노무현 정부는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개편보단 기능조정에 힘을 쏟았다. 보건복지부의 보육서비스 기능을 여성가족부로, 기획예산처의 행정개혁 기능을 행정자치부로 옮겼다. 동시에 특정 정부조직이 하기 어려운 정부혁신, 지방분권 등을 맡을 각종 위원회를 만들었다. 소방방재청, 방위사업청,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을 새로 만들고 철도청은 공사화했다. 정부조직은 18부4처18청으로 바뀌었다.

2008년 이명박 정부는 ‘작고 유능한 실용정부’를 목표로 정부조직을 대대적으로 수술했다. 전 정권보다 규모를 줄여 15부2처18청으로 개편했다. 이명박 정부는 실효성이 약한 부총리제를 없애고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를 기획재정부로 통합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