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을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하게 바뀌고 있다.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USA투데이는 15일 ‘애플의 혁신 엔진은 멎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신문은 ‘애플의 마술 카펫이 과연 얼마나 더 날아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썼다. 인터넷 매체인 PC맥은 기사에 ‘애플이 부르는 스완 송(백조가 죽기 전에 부르는 노래)’이란 제목까지 달았다.

애플이 지난해 내놓은 아이폰5와 아이패드 신제품은 소비자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차이나모바일과의 협상 차질로 중국 시장 공략도 여의치 않고 ‘애플TV’로 TV 시장을 혁신하려는 계획도 진전이 없다. 연내에 애플TV를 내놓는다고 하지만 영화사 등과의 협상이 쉽지 않다는 얘기도 들린다.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나면서 후계자 팀 쿡을 바라보는 시선도 예전 같지 않다.

애플 주가는 14일 뉴욕증시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주당 500달러 아래로 한때 떨어졌다. 종가는 전날 대비 18.55달러(3.6%) 하락한 501.75달러. 작년 9월에 기록한 최고치 705달러에 비해 30%가량 떨어졌다.

애플 주가가 떨어진 직접적인 원인은 아이폰5 판매가 부진해 부품 발주량이 반으로 줄었다는 월스트리트저널과 니혼게이자이 보도 때문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 누적 판매대수가 1억대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최근 5분기 실적 발표에서 세 차례나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 오는 23일 발표할 작년 4분기 실적 역시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1년 4분기 이익은 주당 13.87달러였는데 작년 4분기에는 13.46달러로 떨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수치 밑으로 실적이 나오면 지난해 2분기, 3분기에 이어 세 분기째 기대치에 미달하게 된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