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에어컨 열기 ... 한파 녹인다!

계속되는 한파로 너도나도 따뜻한 방한가전용품을 찾고 있는 가운데 여름철 대표상품인 에어컨이 한겨울 성수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매출이 크게 늘어 눈길을 끌고 있다.

15일 롯데백화점 영업정보시스템(RIS)에 따르면, 한파가 시작된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의 에어컨 매출이 2011년 같은 기간 보다 무려 96.9%나 늘었다.

이는 불황과 혹한에도 불구하고 TV(32%), 냉장고, 세탁기(57%)를 비롯한 에어컨이 윤달 영향으로 결혼 수요가 가을, 겨울철로 몰리며 혼수 특수를 누렸기 때문이다. 최근 혼수추세가 가치소비와 실속소비가 융합된 뚜렷한 소비패턴을 보임에 따라 그에 맞춘 상품구색과 할인판매 행사도 주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들이 선호하는 스마트 가전을 가전업계에서 스마트 TV와 냉장고, 세탁기가 포함된 ‘패키지 상품’을 구성해 할인된 가격에 내놓으면서 구입고객에게는 최신형 에어컨도 20% 할인해 판매했기 때문이다. 에어컨의 기술발달로 냉•난방 기능과 함께 공기청정, 제습• 제균기능까지 갖춰 ‘에어컨은 여름에만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고정관념에서 ‘4계절 모두 사용하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면서 필수 혼수가전에도 포함된 것도 판매증가의 한 이유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삼성전자 최인규 매니저는 “지난해 여름폭염으로 올 여름도 더울 것이라 예상하는 혼수고객이 에어컨을 TV, 냉장고, 세탁기와 함께 구입하려는 경향이 많아졌다”며 “이 영향으로 에어컨이 포함된 패키지 상품 매출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산지역 롯데백화점 LG, 삼성가전매장에서는 고객들의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신형 에어컨을 선보이는가 하면 오는 3월 31일까지 예약판매 행사를 실시해 다양한 사은품도 증정하는 등 적극적인 고객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윤병남 가정팀장은 “지난해 무더위를 경험한 고객들이 혼수 제품으로 에어컨을 필수가전으로 구매하고 있는 것이 특수의 배경”이라며 “수요가 몰리는 여름보다는 다양한 할인행사와 사은품이 제공되는 예약판매 기간에 구입하는 것이 지혜로운 쇼핑”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