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30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기독교협의회(WCC) 총회와 내년 세계복음연맹(WEA) 총회를 앞두고 개신교계의 보수·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상호협력을 선언했다.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와 한기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 준비위원회는 지난 13일 저녁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WCC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회견에는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의 김삼환 상임위원장(명성교회 담임목사)과 김영주 진행위원장(NCCK 총무), 홍재철 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세계복음연맹(WEA) 총회 준비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2013년 WCC 부산 총회를 앞두고 한국 교회 안에 불협화음이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WCC 부산 총회에 대한 보수 교단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4가지 사실에 합의했다. 종교다원주의 배격, 공산주의·인본주의·동성연애 반대, 개종전도 금지주의 반대, 성경이 신앙과 행위의 절대적인 표준임 등을 선언문에 담았다.

그동안 한기총은 “WCC는 용공이고, 종교다원주의를 추구한다”며 WCC 총회 개최를 반대해왔다. 하지만 WCC 총회의 세계적인 위상과 한국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의미를 무조건 부인하기 어려워 양측의 상호 양보를 토대로 협력의 전기를 마련했다. 한기총을 비롯한 보수진영이 WCC 부산대회에 협력하는 대신 WCC 총회 개최를 주도하는 진보진영은 내년의 WEA 총회가 성공적으로 열리도록 협력하기로 한 것. 한기총은 14일 실행위원회를 열어 전날 선언에 담긴 내용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7년마다 열리는 WCC 총회는 110여개국에서 9000여명이 참여하는 세계 개신교계의 최대 행사로 ‘기독교 올림픽’으로 불린다. 또 WEA는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보수적 복음주의 개신교계의 세계 규모 집회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