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50.5%를 기록했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변동금리 대출보다 높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2011년까지만 해도 10%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신규 취급액에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잔액 기준 고정금리 대출 비중도 작년 1월 9.5%에서 11월에는 18.8%로 뛰었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급증한 것은 지난해 3월부터 주택금융공사가 시중은행과 함께 ‘적격대출’ 공급을 늘렸기 때문이다. 적격대출은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일종이다. 작년에만 14조원가량이 적격대출로 나갔다. 공사는 올해도 적격대출 판매 목표를 14조원으로 잡았다.

고정금리는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된다. 금융당국이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높이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주택 실수요를 목적으로 장기적으로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에게는 고정금리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앞으로 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변동금리 대출을 추천하는 전문가들도 없지 않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