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없는 직원들이 도움받을 때가 더 많아요"
의류 제품에 유행을 빠르게 반영하는 ‘패스트 패션’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유니클로가 이번엔 ‘착한 고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니클로는 전국에 90개 매장(1월 중순 기준)을 두고 있는 옷 제작·유통 브렌드로 (주)에프알엘코리아에서 운영한다.

이 회사는 매장 한 곳마다 장애인 한 명을 고용하자는 목표를 갖고 최근 장애인 직원 수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2010년 3명이었던 장애인 직원 수는 2011년 37명, 2012년 45명으로 크게 늘었다. 장애인 고용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14일 개최한 ‘대기업 장애인 고용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유니클로는 동종업계에서도 벤치마킹하는 업체로 꼽혔다.

이 회사의 장애인 고용률은 3.75%로 100명 이상 사업장의 의무 장애인 고용률(2.5%)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 게다가 지능장애, 자폐성 등이 있는 중증장애인으로만 모두 45명을 고용했다.

소비자 응대가 필요한 서비스업에서는 중증장애인 고용이 쉽지 않았을 텐데 이렇게 한 이유가 뭘까.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중증장애인이 취업에 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사회공헌 차원에서 이들을 고용하기로 한 것”이라며 “장애인 고용에 대한 안성수 대표의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에프알엘코리아에 고용된 중증장애인들은 옷에 보안태그를 붙이거나 가격표를 바꿔 다는 등 매장 뒤켠의 방에서만 일하는 게 아니다. 상품을 진열·정리하러 매장에 나오기도 하고 때로는 손님 응대도 한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본사 차원에서 점포의 비장애인 직원을 대상으로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도 하고 있다. 또 장애인 직원들이 복잡한 출근시간대에 다니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오후 1시까지 출근하도록 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장애인 직원을 배려하다보니 이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한다.

조일훈 에프알엘코리아 장애인채용담당은 “매장에서 같이 일하는 비장애인들도 장애인 직원들의 긍정적 마인드를 보면서 자신을 돌이켜보는 ‘긍정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함께 일하면서 비장애인들도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상생을 추구하고,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장애인에게도 편견 없이 일을 맡겼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