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사하구 다대동에 본사를 둔 조선기자재 제조업체 선보공업(대표 최금식·사진)은 1986년 설립돼 직원 수 750명을 넘어설 만큼 견실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최근 해양플랜트와 재생에너지 분야로 사업 확장을 모색하면서 고급 인재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다. 당장 현장에서 활용이 가능한 기술 인력과 영업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어렵사리 채용해도 재교육 부담이 크고 수습 기간에 적응하지 못해 중도 퇴직하는 신입사원도 늘어 이중고를 겪는 중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최근 부산대와 중소기업청의 덕을 톡톡히 봤다. 부산대는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 계약학과’ 사업을 통해 직장 재직자를 대상으로 기술혁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산업 현장의 중소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구체적인 기술 수요를 교과과정에 반영해 이른바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고 있는 것이다. 선보공업의 일부 직원은 이 대학에서 현장 실무에 사용되는 공정 및 재료의 이론적 배경을 습득함으로써 실무 능력을 배양하고 있다.

최금식 대표는 “신규 프로젝트 등으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때는 석사과정 졸업자나 재학 중인 직원들이 지도교수에게 문의하거나 교우들 간 정보 교류를 통해 문제를 쉽게 접근하고 있어 관리자의 관점에서 시너지 효과를 실감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선보공업은 선박 기관실 등에 사용하는 유닛(unit)과 블록(block) 제작 분야에 업계 최초로 진출, 선두 기업으로 발전해 왔다. 이 회사가 후발주자들의 추격에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탁월한 기술력과 가족 친화형 인재 경영이 큰 몫을 했다. 선보공업은 그동안 선박 배출가스 여과기와 소음기인 사일렌서 제작에서 잇달아 신기술을 선보였다. 2011년 매출 1570억원을 달성하고 지난해에는 2000억원을 넘어서며 매년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매출 성장과 함께 계열사도 늘어나 2002년 구평동에 선보유니텍을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선보하이텍을 차례로 세웠다. 지금은 3개 법인에 총 8개의 공장을 가동 중이다.

2008년에는 전국 중소기업으로는 최초로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가족 친화기업’으로 뽑혔다. 총 18억원을 들여 복지재단을 설립해 의료비 지원, 문화공연 관람 지원, 주택자금 보조, 동호회 활동 지원 등 다양한 사내 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 대표는 “최상의 복지 제도는 고객이 요구하는 수준의 품질 확보, 납기 준수, 고객의 마음에 꼭 들 수 있는 기술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며 “조선산업이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지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영속성 있는 기업으로 살아남겠다”고 말했다.